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에 따르면, 특정 기업의 MSCI 주가지수 제외 가능성이 금융시장을 뒤흔든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에도 벤치마크 역할을 수행할 강력한 인덱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MSCI, S&P500, Nasdaq 100 등 전통 금융계의 지수는 단순한 정보제공 수단을 넘어, 전 세계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자금 흐름을 좌우하는 지표로 작동한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기준의 부재로 여전히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집중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MSCI가 디지털 자산 보유량이 자산의 절반 이상인 기업을 글로벌 투자 가능한 지수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연관 기업 전반에 대한 리스크 회피 현상이 확산됐다. 타이거리서치는 이 사례를 통해, 지수 하나로도 자산 가치가 급변할 수 있는 현실을 강조하며 암호화폐 업계 역시 신뢰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에는 Bitwise, Coinmarketcap, Mantle 등 다양한 기관이 지수를 공개하고 있으며 일정 수준의 파생상품도 출시됐다. 대표적으로 시가총액 상위 10종을 기초자산으로 구성한 Bitwise 10 Large Cap Crypto Index(BITW), 탈중앙화금융(DeFi) 대표 종목을 선별한 Bitwise DeFi Index, 그리고 온체인 수익률까지 고려한 Mantle Index Four(MI4) 등이 존재한다. 특히 CMC 200 Index는 상위 200개 암호화폐를 포함한 가장 넓은 지표로, 전통 금융의 MSCI ACWI 성격에 가까운 인덱스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자 기준으로 이들 인덱스를 채택하는 경우는 드물다. 타이거리서치는 그 배경으로, 시장 내 검증된 디지털 자산의 부족을 지적했다. 시가총액 상위 코인조차 기술적 실현 가능성, 보안성, 커뮤니티 신뢰도 등 요소에 대한 논쟁이 끊이질 않으며, 그 결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중심의 투자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암호화폐 인덱스 상품에 대한 접근성도 전통 금융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STO 형식으로 구조화된 MI4나 지갑 스왑으로 구매 가능한 DPI 같은 제품이 등장했지만, 일반 투자자보다는 기관 또는 익숙한 사용자에게 제한된 이용 사례만 존재한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높은 변동성과 초과 수익 기대가 내재된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지수 투자가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지수가 투자 시장의 기준으로 작용하기 위해선,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 제고와 함께 상품설계 및 시장 접근성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타이거리서치는 이러한 인덱스 개발이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성숙시키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향후 시장 성장의 토대가 될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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