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Ep.273ㅡ인프라는 완비, 법안은 정체… 한국 토큰증권 시장이 멈춰 선 진짜 이유

| 토큰포스트

토큰포스트 팟캐스트는 오늘 한국 토큰증권(STO) 시장의 현황과 향후 전망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2024년 현재 인프라는 거의 준비됐지만, 정치·입법의 늪에 빠져 시장 개화는 여전히 보류된 상태다.

국내 주요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을 비롯해 복수의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반의 발행 및 청약 시스템을 구축해 실서비스 준비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퍼레저 기반 분산원장 시스템, 스마트 계약 기능, 계좌관리 시스템까지 사실상 가동 준비가 끝난 상태다.

카사와 소유 등 실물 자산 기반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누적 5건 이상의 매각 실적과 약 25%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STO가 실제 투자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카사는 서초 지웰타워 매각, 소유는 성수 코오롱타워 완판 사례, 펀블은 엘시티와 같은 초고가 건물 소싱 성과를 보이며 시장 신뢰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법제화 측면에서 22대 국회는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여야 모두 발의한 상태이며, 시장은 대체로 2026년 상반기 통과를 예상하고 있다. 핵심은 블록체인 기록의 전자증권법상 법적 효력 인정과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장외거래중개업의 신설 등 세 가지다. 이 조치가 실제화될 경우 STO는 법적 권리 추정력을 획득하게 된다.

증권사 간 기초자산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증권은 K-콘텐츠 중심 글로벌화 전략,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의 협업을 통한 특산물, 생활형 부동산 중심 접근, NH투자증권은 탄소배출권·명품·디지털 특허를 아우르는 가장 넓은 자산군, 신한투자증권은 발행 플랫폼 중심 전략을 구사 중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한국 토큰증권 시장 규모가 2024년 34조 원에서 2030년 367조 원까지 약 11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당시 국내 GDP의 14.5%에 해당한다. 미술품·부동산 같은 비유동자산의 유동화 수요와 글로벌 RWA(실물 연계 자산) 플랫폼의 진입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시장 개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변수는 여전히 정치권이다. 입법 협의에 여야 모두 공감하지만, 총선 이후 조직 개편, 가상자산 과세 문제, 대통령 탄핵 정국 등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지적됐다. 특히 샌드박스 사업자들의 자금난 가중이 우려되는 만큼, 중소 플랫폼은 장기 지연시 생존이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한 법제화 시 프라이빗 체인만 허용할 경우, 이더리움 메인넷과 같은 글로벌 블록체인 및 스테이블코인 결제 수단과의 연결이 단절돼 한국 시장이 ‘갈라파고스화’될 가능성도 지적됐다.

토큰포스트는 이번 사안을 “지연된 구조적 변화 직전의 시장”으로 해석했다. 특히 법제화 핵심 내용인 블록체인 기록의 법적 효력 인정 여부가 향후 판단의 분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규제 설계 방향에 따라 글로벌 자금 유입 여부와 사업자 생태계도 판가름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