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비트코인 4년 주기설의 종말과 '슈퍼사이클'의 생존: 거시경제 지표가 가리키는 2025년 대반전

| 권성민

월가(Wall Street)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Fundstrat)의 톰 리(Tom Lee)가 최근 암호화폐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비관론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암호화폐 슈퍼사이클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이후 지속된 시장 조정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많은 이들이 시장 이탈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지금이 오히려 시장 진입의 적기임을 강조하며 향후 8주 내에 비트코인의 전통적인 4년 주기설이 깨지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톰 리의 분석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반감기와 맞물려 약 3.91년 주기로 고점과 저점을 반복한다는 '4년 주기설'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다. 그러나 펀드스트랫 디지털 자산 팀의 심층 분석은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톰 리는 비트코인 가격이 단순한 시간의 흐름보다는 거시경제의 산업 활동을 대변하는 구리 가격과 통화량을 나타내는 금 가격의 비율(구리/금 비율), 그리고 미국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ISM 지수와 더 밀접하게 연동되어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역사적으로 이 지표들은 4년 주기를 따르며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을 선행해 왔으나, 최근 이들 지표는 기존 주기를 완전히 이탈했다. 특히 ISM 지수는 3년 반 동안 기준선인 50을 하회하며 경기 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이는 과거의 4년 주기 패턴이 깨졌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톰 리는 산업 사이클과 거시경제 지표가 4년 주기를 따르지 않는 현 상황에서, 비트코인만이 기계적으로 4년 주기를 따라 하락할 이유는 없다고 일갈했다.

오히려 톰 리는 2025년 시장을 견인할 구조적인 펀더멘털의 변화가 가격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4년은 미국 정부가 친(Pro) 암호화폐 정책 기조로 돌아서며 서방 세계의 규제 표준을 재정립한 원년이며, 여러 주(State) 정부와 연방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 계획이 실행되고 있다는 점은 거대한 호재다. 또한 블랙록(BlackRock)의 비트코인 ETF가 출시 1년 반 만에 운용사 내 상위 5위 수익 상품으로 등극하고, 테더(Tether)가 세계 10대 은행 수준의 이익을 창출하는 등 암호화폐 산업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은 이미 입증되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데이터는 잠재적인 수요의 크기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비트코인 지갑은 450만 개에 불과하지만, 1만 달러 이상의 퇴직연금 계좌 보유자는 약 9억 명에 달한다. 이는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에 완전히 편입될 경우, 사용자 기반이 현재의 200배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67%의 펀드매니저가 비트코인에 대한 배분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점 또한 역설적으로 막대한 대기 자금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톰 리는 이러한 데이터들을 종합할 때, 최근의 가격 하락은 FTX 사태 이후 회복되지 않은 시장 조성자들의 유동성 부족과 일시적인 디레버리징(Deleveraging) 현상일 뿐이며, 비트코인은 1월에 신고가를 경신하며 슈퍼사이클의 생존을 증명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