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토큰화 2.0" 혁명과 이더리움: 금융 자산의 재정의와 1971년 모멘텀의 재현

| 권성민

2025년 글로벌 금융 시장의 핵심 화두로 '토큰화(Tokenization)'가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톰 리는 이더리움이 1971년 금본위제 폐지 이후 달러가 겪었던 '금융의 르네상스'를 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논의되는 토큰화가 자산을 단순히 디지털화하거나 미술품을 조각내어 판매하는 '지분 쪼개기(Fractional Ownership)' 수준의 1차원적인 모델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톰 리가 제시하는 미래는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과 스마트 컨트랙트가 결합된 고차원적인 '토큰화 2.0'의 세상이다.

톰 리가 정의하는 차세대 토큰화는 기업과 자산을 구성 요소별로 정밀하게 분해(Factorize)하여 거래하는 혁신적인 금융 공학이다. 그는 테슬라(Tesla)를 구체적인 예시로 들어 이 개념을 설명했다. 기존 주식 시장에서는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 전체를 매수해야 했지만, 토큰화된 미래에는 투자 목적에 따라 리스크와 수익원을 분리하여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간 토큰화(Time Tokenization)'를 통해 투자자는 2036년 테슬라의 예상 수익에 대한 현재 가치(NPV)만을 선별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일론 머스크의 장기 보상 계획이나 특정 시점의 재무 목표에 베팅하려는 투자자에게 최적화된 상품이 된다. 또한 '제품 토큰화(Product Tokenization)'를 통해 테슬라 전체가 아닌 전기차 사업부, 로보택시, 솔라 패널, 혹은 일론 머스크라는 경영자의 인적 가치(Key Man Risk) 등 특정 요소만을 분리하여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구독 매출과 같은 특정 수익원만을 분리한 '재무제표 토큰화'까지 가능해지며, 이는 기업 가치를 설명하는 가격 발견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금융 혁신의 중심에는 이더리움이 자리 잡고 있다. 래리 핑크(Larry Fink) 블랙록 CEO가 토큰화를 "복식 부기 이후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고 칭송한 것처럼, 월스트리트는 모든 금융 상품을 블록체인 위로 옮기려 하고 있으며, 그 실질적인 표준은 이더리움이다. 현재 전 세계 실물연계자산(RWA) 프로젝트의 대다수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으며, 비트코인 초기 개발자 중 한 명인 에릭 부어히스(Eric Voorhees)조차 "스마트 컨트랙트 전쟁에서 이더리움이 승리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효과와 독점적 지위는 필연적으로 가격 재평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톰 리는 비트코인 가격이 수개월 내 25만 달러에 도달한다는 전제하에 이더리움의 적정 가치를 산출했다. 만약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의 가격 비율(ETH/BTC Ratio)이 지난 8년 평균 수준으로만 회귀해도 이더리움 가격은 1만 2천 달러에 도달하게 된다. 더 나아가 이더리움이 단순한 암호화폐를 넘어 진정한 '글로벌 금융의 결제 레일'로 자리 잡아 비트코인 대비 0.25의 비율을 달성한다면, 가격은 개당 6만 2천 달러까지 치솟을 잠재력이 있다. 이는 현재 3천 달러 수준인 이더리움 가격이 내재 가치 대비 극도로 저평가되어 있음을 시사하며, 톰 리가 이끄는 비트마인(Bitmine)이 이더리움을 집중적으로 매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