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보유하고 운용하는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igital Asset Treasury)' 기업들이 월스트리트의 유동성을 빨아들이며 기존 대형주들을 압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톰 리의 분석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와 비트마인(Bitmine) 두 기업은 전체 암호화폐 트레저리 기업 거래량의 92%를 독식하며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이자 섹터의 대장주로 부상했다. 이들의 거래량 데이터는 단순한 투기적 수요를 넘어, 제도권 금융이 이들 기업을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프록시(Proxy)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 기업의 거래량은 시가총액 대비 놀라운 수준을 기록하며 시장 관련성(Stock Liquidity)을 입증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일일 거래량이 약 36억 달러에 달해 미 증시 전체에서 17번째로 활발히 거래되는 주식이 되었으며, 이는 거대 은행인 JP모건의 거래량을 상회하는 수치다. 후발 주자인 비트마인 역시 설립 4개월 만에 전체 주식 중 거래량 39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비트마인의 거래량이 시가총액이 30배나 큰 제너럴 일렉트릭(GE)을 넘어섰으며, 시가총액 20배 규모인 거대 기술 기업 세일즈포스(Salesforce)와 대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톰 리는 이러한 압도적인 유동성이야말로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기업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두 기업은 서로 다른 자산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대차대조표를 금융화하는 '디지털 신용 수단(Digital Credit Vehicle)'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자본 시장을 활용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는 공격적인 금융 공학 모델이다. 반면, 세계 최대 이더리움 보유 기업인 비트마인은 '인프라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한다. 비트마인은 보유한 이더리움을 단순히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킹(Staking)하여 네트워크 보안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안정적인 수익(Yield)을 창출한다. 톰 리는 비트마인의 자체 스테이킹 솔루션인 'Maven'이 완전히 가동될 경우, 연간 약 4억 달러, 일일 130만 달러에 달하는 순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비트마인은 부채가 없는 9억 달러 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건전한 대차대조표를 바탕으로 월스트리트 자본과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에이코(AECO)와 같은 초기 단계의 '문샷(Moonshot)'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자체 검증자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단순 투자 회사를 넘어선 기술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톰 리는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 이러한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 기업은 단순한 자산 보유고를 넘어, 2025년 토큰화 혁명의 중심에서 유동성과 인프라를 공급하는 핵심 엔진으로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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