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Ep.288ㅡ리플의 RLUSD,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까

| 토큰포스트

리플이 최근 선보인 ‘RLUSD’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다양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아우르는 유동성 인프라로 설계됐다. 특히 멀티체인 환경에서의 운용 방식과 규제 준수를 핵심 전략으로 삼으면서, RLUSD는 기존 스테이블코인들이 직면한 유동성 파편화와 시스템 리스크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기존 스테이블코인은 각 체인에 개별적으로 발행되면서 유동성이 분산되고 복잡한 브릿지 구조로 인해 시스템 리스크가 심화되는 문제를 겪었다. 이에 비해 리플은 RLUSD를 네이티브 크로스체인 토큰으로 구현해 유통 과정에서 일관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구체적으로는 웜홀(Wormhole)의 네이티브 토큰 전송(NTT) 메커니즘을 활용해 래핑 자산 없이 여러 체인 간 직접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로써 브릿지 공격 위험, 표준 토큰 식별의 불확실성, 유동성 파편화 문제를 회피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리플의 전략은 기술적 안정성뿐 아니라 실제 사용성을 고려한 배치 방향에서도 차별성을 보인다. RLUSD는 XRP 레저 기반의 결제 효율성과 이더리움 메인넷의 디파이 생태계를 결합한 초기 배포를 시작으로, 이후 Base, Optimism, zkSync 등 주요 레이어 2 네트워크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낮은 수수료와 높은 처리량을 기반으로 소액 결제나 애플리케이션 간 정산, 온체인 금융 등의 실사용 환경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RLUSD는 이처럼 다양한 활동이 집중되는 레이어 2 특성에 맞춰 효율적인 유동성 운용이 가능한 스테이블코인으로 포지셔닝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RLUSD가 뉴욕 주 금융서비스국(NYDFS)의 신탁 라이선스 하에 발행된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내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가장 엄격한 환경 중 하나로, 리플은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투명성, 준비금 관리, 리스크 거버넌스 등에서 고도의 책임체계를 탑재하였다. 이러한 수준의 규제 준수는 발행과 운용 비용을 높지만, 규제 체계 안에서 대규모 금융기관 및 핀테크 기업과 협업 가능한 인프라 수단으로서 RLUSD의 입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갖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플의 전략은 단기적인 시장 점유보다는 연방 차원의 추가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은행, 해외 송금, 자본시장 정산 등 실제 경제 흐름을 겨냥한 장기적 확장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RLUSD는 단순한 디파이 UST, USDC 등의 경쟁자가 아니라, 신뢰성과 규제 기반의 통합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찍은 새로운 유형의 스테이블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RLUSD는 아직 시장 점유 면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웜홀 기반의 안정적 멀티체인 운용 방식, 레이어 2 환경 최적화, 그리고 규제 연계 전략을 통해 차세대 기관 중심 스테이블코인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플이 RLUSD를 통해 기존 스테이블코인이 외면했던 구조적 취약점과 사용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