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Ep.302ㅡ기관 자본이 움직인다…JP모건, 가상자산 '제도권 인프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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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 Co.)가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제공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전통 금융을 대표하는 은행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 본격 참여하는 이 움직임은 가상자산의 '자산 제도화' 단계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디지털 자산, 전통금융 통합, 기관 투자자 수요가 맞물리며 전체 금융 시장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나온 결정이다.

JP모건이 지금 가상자산 상품을 고려하는 이유는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단순 투자를 넘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펀드,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주요 고객들은 높은 컴플라이언스 표준에 맞는 디지털 자산 접근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JP모건이 이를 제공하지 않으면 경쟁사에 고객과 유동성을 모두 빼앗길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다. 동시에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가 명확해지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서비스 검토에 힘을 보탰다.

JP모건은 가상자산 현물과 파생상품을 모두 포괄하는 통합 접근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현물 거래는 기관의 직접 보유 수요를 충족시키며, 기존 수탁 및 회계 시스템과 통합이 용이하다. 파생상품 영역은 가격 변동성 헷징 및 전문화된 상품 구조를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JP모건은 기존 금융 파생상품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점하고 있어,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통합의 핵심은 '접근 인프라의 신뢰성'에 있다. 기관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 수익률이 아니라, 해당 거래 환경이 지배구조와 리스크 통제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JP모건은 규제된 시스템, 제도권 수준의 수탁 기준, 기존 백오피스 인프라와 연동되는 거래 시스템을 통해 제도권 내 디지털 자산 활용을 실현하고자 한다.

JP모건의 공식 진입은 단일 은행의 움직임을 넘어 시장 구조 전반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리테일 중심의 유동성이 제도권 채널로 이동하면서 시장의 투기성과 높은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고, 전통 금융 방식이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에 스며들면서 가상자산은 점차 구조화된 자산군으로 재구성될 전망이다. 특히 다른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유사한 행보를 촉진시키는 신호이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로서 JP모건은 규제 리스크와 기술·운영 리스크 모두를 감수해야 한다. 규정 해석의 불확실성과 동시에 실시간 결제 및 자산 보안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보수적 파일럿부터 점진적 확대, 전면적 상용화까지 단계적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가상자산이 과연 리테일 중심 투기 시장을 넘어 JP모건 같은 초대형 은행을 통해 제도권 금융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