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Ep.307ㅡ디파이 토큰의 빈껍데기 논란, 유니스왑은 어떻게 반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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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DeFi) 거버넌스 토큰의 유용성과 실질 가치에 대한 의문은 오랫동안 제기돼 온 문제였다. 유니스왑(Uniswap)은 최근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시도를 UNIfication 투표를 통해 선보였다. 이 정책 전환은 단순한 토큰 소각을 넘어, 토큰에 수익 포착 구조를 내재화한 일종의 '디파이 자본배분 정책 선언'으로 보인다.

2023년 12월 말 종료된 유니스왑 거버넌스 투표는 찬성 1억2,534만 UNI 대 반대 742 UNI의 압도적 구조로 통과됐다. 핵심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 트레저리에서 1억 UNI를 즉시 소각하고, 둘째, Fee Switch를 켜서 프로토콜 수익을 UNI 소각에 사용하는 구조를 공식화한 것이다.

유니스왑 거버넌스 문서에 따르면, 이번 소각은 단순한 공급 감소 이벤트가 아닌, 과거 미실현된 수익 가치 포착분을 소급·조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TokenJar’(프로토콜에 쌓이는 수익)에서 ‘Firepit’(UNI 매입 후 소각)로 자금 흐름을 만드는 프로토콜 내 메커니즘이 도입됐다. 이 구조는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소각 수량도 자동 증가하는 ‘사용량 연동 디플레이션 자산’이라는 설명을 UNI에 부착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Fee Switch는 구조적으로 유동성 공급자(LP) 수익의 일부를 프로토콜이 가져가는 체계이기에, 기존 LP와 토큰 홀더 간의 이해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v2 기준 0.3% 스왑 수수료 중 0.05%가 프로토콜 몫으로 이동하고, v3에서는 수수료 티어에 따라 최대 LP 수익의 1/6이 프로토콜에 귀속된다. 이에 따라 'LP 수익 감소 → 유동성 이탈 → 사용자 경험 악화 → 프로토콜 매출 감소 → 소각 여력 축소'라는 부정적 연쇄 반응이 우려되는 구조다.

유니스왑은 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 가지 설계적 장치를 포함시켰다. 첫째, ‘PFDA(Protocol Fee Discount Auction)’라는 메커니즘을 도입해, 프로토콜 수수료 면제권을 경매로 판매하고 그 수익을 UNI 매입 및 소각에 활용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이는 MEV(최대 채굴자 수익)와 같은 비효율적 외부 수익을 프로토콜 내부로 유도하고, LP 인센티브를 간접 보완하는 전략이다.

둘째, Uniswap v4의 조건부 '훅(Hook)' 기능을 활용한 온체인 애그리게이터 확장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전체 유동성을 직접 소유하지 않더라도 유동성 라우팅의 중심에 서는 방식으로, LP 이탈에도 불구하고 체결 품질과 거래량 방어를 통한 소각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셋째, 수익원 다변화로서, Uniswap이 자체 개발한 롤업 체인 ‘Unichain’의 시퀀서 수익까지 UNI 소각 메커니즘에 포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채굴 수익처럼 체인 레벨에서 발생하는 새 수익 흐름으로 LP에 대한 직접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구조의 탄탄함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기술적 거버넌스 구조도 동시에 정비됐다. 유니스왑은 와이오밍 주의 DUNA(Decentralized Unincorporated Nonprofit Association) 프레임워크에 기반한 법적 구조를 도입해, 거버넌스 정책—특히 수익을 어떻게 배분하거나 소각할지를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법적 주체를 마련했다. 탈중앙 조직(DAO)이 실제로 계약·자산 관리·세무·집행 등 오프체인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다.

결과적으로 유니스왑은 단지 “수익을 만든다”를 넘어서, “그 수익을 어떻게 배분하고, 누가 책임지며, 어떤 토큰 구조로 번역할 것인가”를 구체적 정책으로 제시했다. 이는 디파이 블루칩들이 앞으로 마주할 주요 과제를 미리 실험한 사례로 평가된다. UNI 가격이나 투표 수치보다 더 중요한 건, 이것이 실적 기반 자본배분 경쟁 시대의 서막일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