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코인으로 사는 집』의 저자 고진석 텐스페이스 대표 인터뷰와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부동산 거래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되는지를 분석하는 토큰포스트 북클럽 연재의 세 번째 글이다. [편집자주]
비트코인으로 집을 산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강렬하다. 상징성이 크고, 뉴스로도 잘 팔린다. 하지만 『코인으로 사는 집』에서 저자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메시지는 다르다. 부동산을 실제로 바꾸는 주인공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코인 부동산 논의는 언제나 공상에 머문다.
부동산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단 하나다. 가격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값은 계약 순간에 고정돼야 하고, 잔금이 오가는 동안에도 가치가 유지돼야 한다.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씩 움직이는 자산으로는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없다. 비트코인이 아무리 혁신적이어도, 부동산 결제 수단으로 쓰이기 어려운 이유다.
이 지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다. 블록체인의 속도와 투명성을 가지면서도, 기존 화폐와 유사한 안정성을 제공한다. 저자가 보기에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자산과 실물 경제를 연결하는 연결부품에 가깝다.
그래서 부동산 거래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다. 신뢰를 유지한 채 거래를 자동화할 수 있게 만드는 조건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면서, 부동산 거래의 풍경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국제 송금은 며칠이 아니라 몇 분으로 줄어들고, 에스크로는 은행이 아니라 스마트 계약으로 대체된다. 계약 조건이 충족되는 순간, 대금과 소유권이 동시에 이동한다.
이 구조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다. 매도인은 자신이 받을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매수인은 복잡한 환전과 송금 과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부동산 거래가 처음으로 ‘24시간 작동하는 디지털 프로세스’에 가까워진다.
저자는 이 변화를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제도 변화의 전조로 본다.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을 갖는 주체가 투자자에서 국가와 기관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두바이 등 주요 국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투기 자산이 아니라 결제 인프라의 일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준비금 규제, 발행 요건, 사용 범위를 정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금융 시스템을 부수기보다, 그 안으로 편입되는 경로를 선택하고 있다.
이 점이 중요하다. 부동산은 제도 밖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코인으로 사는 집』에서 스테이블코인은 ‘혁명’이 아니라 ‘현실화 장치’로 등장한다. 비트코인이 상상력을 열었다면, 스테이블코인은 그 상상을 계약서 위에 올려놓는다. 집을 사는 행위를 뉴스가 아니라 프로세스로 만든다.
결국 질문은 이렇게 정리된다. “코인으로 집을 살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코인이, 어떤 규제 아래에서, 어떤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가?”다.
다음 연재에서는 이 질문을 국가의 시선에서 다룬다. 왜 각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을 막지 않고, 오히려 규정하려 하는가. 규제는 과연 혁신의 적일까, 아니면 다음 단계를 여는 조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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