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과 집] ④ 국가는 왜 코인을 허용하기 시작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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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코인으로 사는 집』의 저자 고진석 텐스페이스 대표 인터뷰와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금지’에서 ‘제도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토큰포스트 북클럽 연재의 네 번째 글이다. [편집자주]

암호화폐에 대한 국가의 태도는 오랫동안 분명해 보였다. 의심, 경계, 그리고 규제.

자금세탁, 투기, 금융 불안정. 정부가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이유는 대부분 ‘왜 위험한가’에 맞춰져 있었다. 특히 부동산처럼 거액이 오가는 시장에서 암호화폐는 제도권과 가장 거리가 먼 존재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코인으로 사는 집』의 저자는 이 인식이 이미 뒤집히고 있다고 말한다. 국가들은 암호화폐를 없애는 데 실패했고, 이제는 관리하고 활용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스테이블코인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정부 입장에서 흥미로운 대상이다. 변동성이 크지 않고, 거래 기록이 추적 가능하며,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통제와 효율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다. 국가가 암호화폐 전체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스테이블코인만큼은 제도 안으로 끌어들일 명분이 충분하다.

그래서 주요 국가들의 선택은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르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금지할 대상’이 아니라 ‘은행처럼 규제할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 준비금 투명성, 발행 주체, 감사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결제 인프라로 편입시키려는 접근이다. 이는 암호화폐를 인정해서라기보다, 달러의 영향력을 디지털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전략에 가깝다.

일본의 접근은 더 노골적이다. 세계 최초로 스테이블코인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발행 주체를 은행과 신탁회사로 제한했다. 민간 혁신은 허용하되, 화폐에 준하는 영역은 국가가 관리하겠다는 선언이다. 이 선택 덕분에 일본에서는 부동산과 디지털 결제를 연결하는 논의가 현실적인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두바이는 또 다른 방향을 택했다. 규제를 늦추는 대신 명확히 했다. 가상자산 전담 규제 기관을 만들고, 암호화폐 기업을 유치했다. 자본과 인재가 몰리면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계산이다. 부동산 개발사가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하는 것도 이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이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는 하나다. 규제는 혁신의 반대말이 아니라, 조건이라는 점이다.

부동산은 특히 그렇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제도 밖에서 대규모 거래가 이뤄질 수는 없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코인 부동산의 미래는 무정부적 실험이 아니라, 제도화된 디지털 거래의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 국가의 역할은 ‘막는 자’가 아니다.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프레임을 설계하는 주체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함께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CBDC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쟁자가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선택지다. 결제의 디지털화, 자금 흐름의 자동화, 세금과 규제의 실시간 반영. 국가가 포기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결국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암호화폐를 허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제도 안으로 들일 것인가다.

다음 연재에서는 이 모든 변화가 개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본다. 코인으로 집을 사는 미래는 과연 언제 가능한가, 그리고 그날을 맞이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마지막 편에서는 예측이 아니라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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