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내러티브 시대'는 끝났다…알레아 리서치가 본 2026 생존 전략

| 이도현 기자

2026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고정된 방향성보다는 유동성·노이즈·정책 리스크가 혼재된 다극 구도로 초입하고 있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는 최근 발표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지정학적 충격 요인, 인공지능(AI) 관련 자산에 대한 수요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맞물리며 암호화폐 시장의 가격 흐름에 새로운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분산'이다. 전통 금융에서는 AI 인프라 관련 대형 기술주의 집중도가 여전히 높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이를 반사적으로 회전성 높은 거래, 생존 가능성 중심의 선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레아 리서치는 투자자들이 더 이상 단순한 내러티브를 추종하기보다, 프로젝트의 현금 흐름, 수수료 수익, 구조적인 수요 등을 정책 기반 모멘텀 등과 함께 정밀하게 평가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BTC)은 여전히 시장의 핵심 롱 포지션 자산으로 인식되며, 95,000달러와 100,000달러 구간이 추세 전환의 주요 분수령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ETH)의 경우 BTC가 상승세를 확보하지 않으면 약세 베타로 해석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솔라나(SOL)는 기술적으로 고베타(high-beta)를 대변하며, 매크로 발표 전후의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자사주 매입 전략은 리스크 자산 전반에서 주목되는 테마다. JUP, HYPE, AAVE, OP 등은 다양한 방식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제안하고 있으나, 시장은 단순 집행보다 자본 효율성과 타이밍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 특히 알레아 리서치는 자사주 매입이 기존 모멘텀을 강화하는 보조 수단일 뿐이며, 내재된 수익력 없이 실행되는 무분별한 매입은 오히려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피터(Jupiter)와 헬륨(Helium)의 사례처럼 고점에서의 무차별적 매입은 이후 대규모 손실과 신뢰도 하락으로 귀결됐다.

또 다른 주요 흐름은 인공지능 및 로보틱스 관련 암호화폐의 고도화다. 엔비디아(NVIDIA)의 그록(Groq) 200억 달러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 메타(Meta)의 마누스(Manus) 인수, 프라임 인텔렉트의 재귀 언어 모델(RLM) 출시는 AI/암호화폐 교차점에서의 고성장 테제를 강화시킨다. RENDER와 VIRTUAL은 GPU·로보틱스·에이전트 컴퓨팅 인프라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며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알트코인 다이제스트에서도 각각의 프로젝트는 각기 다른 비즈니스 모델 및 정책 기대치를 기반으로 평가되고 있다. 펜들(PENDLE)은 TVL 기반 수익률 수수료와 파생상품 확장 전략으로, 에이브(AAVE)는 명확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무기로 'DeFi 우량주' 입지를 다지고 있다. ENA, OP, JUP처럼 자금 확보 후 신뢰 회복 국면에 놓인 프로젝트도 있지만, 그 과정은 내러티브가 아닌 매출과 자본 전략의 명확성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알레아 리서치의 보고서는 '모든 것을 사는' 시대는 끝났으며, 이제 유동성과 출구 전략이 내러티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지금, 펀더멘털 회귀와 전술적 회전이 병존하는 '초프', 즉 진동 장세에 진입하고 있다. 옳기 전에 퇴장하고, 상승에는 타이트하게 따라붙으며, 내러티브를 제어된 구조 속에서 활용하는 전략만이 2026년의 생존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