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AI 대형 투자에 힘입어… 아시아 스타트업, 4분기 투자금 31조 돌파

| 김민준 기자

2025년 아시아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는 전반적으로 주춤했지만, 마지막 분기에 활기를 띠며 반등의 신호를 보였다. 크런치베이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전역의 시드 단계부터 성장 단계에 이르는 투자 규모는 총 675억 달러(약 97조 2,000억 원)로, 전년 대비 약 6% 감소하며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부진은 상반기 부진한 투자 흐름에서 비롯됐지만, 하반기 들어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투자가 살아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4분기 동안 집계된 투자액은 217억 달러(약 31조 2,000억 원)로, 전 분기 대비 19%,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투자 열기가 강해졌으며, 이중 대형 자금이 집중된 후속 투자 라운드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성장 단계 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시리즈 C 이상)는 4분기에 총 104억 달러(약 15조 원) 이상으로 올해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누적 투자액은 308억 달러(약 44조 3,000억 원)였다. 이 가운데 중국 스타트업들이 대형 자금 유치에 성공하면서 전체 분위기를 견인했다. 전기차 브랜드 딥알(Deepal)이 8억 7,400만 달러(약 1조 2,600억 원), 자율주행 배송 업체 네올릭스(Neolix)가 6억 달러(약 8,600억 원), '에이전틱 AI' 개발사 문샷AI(Moonshot AI)가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각각 시리즈 C 또는 D 라운드에서 조달했다.

초기 단계 투자도 회복 흐름을 보였다. 4분기에는 총 89억 달러(약 12조 8,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및 B 투자가 이뤄지며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간 기준으로는 282억 달러(약 40조 6,000억 원)로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다. 이 단계에서는 지능형 주행 기술에 집중한 노이에HCT(NeueHCT)와 인공지능 일반화 기술을 개발하는 이스라엘의 AA-I 테크놀로지스(AA-I Technologies)가 각각 2억 달러(약 2,9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이목을 끌었다.

시드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연말 분위기 속에서 반등했다. 4분기 투자액은 21억 달러(약 3조 원)로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82억 달러(약 11조 8,0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6% 소폭 하락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2025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AI 관련 분야에서의 연간 투자 총액은 167억 달러(약 24조 500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38% 이상이 4분기에 집중됐다. AI 인프라와 자율주행, 에이전틱 AI 등 고도화된 기술 분야가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상했다.

국가별로는 여전히 중국이 아시아 벤처 투자의 최대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인도, 이스라엘, 일본, 싱가포르가 잇고 있다. 4분기 중국의 전기차, 자율주행, AI 인프라 분야 대형 투자 유치가 이를 더욱 부각시켰다.

전반적으로 2025년 아시아 벤처투자는 제약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회복 조짐이 뚜렷히 나타났다. 특히 4분기의 반등은 2026년의 투자 흐름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게 만드는 지표다. 다만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02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회복 여지는 크다. 투자 강도와 흐름이 확장세로 전환되기 위해선 추가적인 정책 안정성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