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만평] 땀 흘리지 않는 자들의 천국, 코인 옥좌 위의 공허

| 토큰포스트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황금빛 석양이 비추는 화려한 테라스, 비트코인 문양이 선명히 새겨진 옥좌에 '지혜의 왕' 솔로몬이 앉아있다. 그의 발밑에는 부의 상징인 금화가 넘쳐나고, 그 사이로 암호화폐 채굴기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열기를 내뿜는다. 저 멀리 마천루가 치솟은 번영의 도시가 펼쳐져 있지만, 정작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왕의 얼굴에는 세상 모든 시름을 짊어진 듯한 깊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이번 만평은 첨단 기술이 지배하는 '인포파이(InfoFi)' 시대의 역설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그림 속 솔로몬은 현대판 디지털 연금술에 환멸을 느낀 모습이다. 오늘날 우리는 AI를 이용해 영혼 없는 저질 콘텐츠(Slop)를 무한정 찍어내고, 실체 없는 이슈에 밤낮으로 떠들어대며(Yap) 보상형 코인을 긁어모으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땀 흘린 노동의 가치 대신, 얼마나 쉽고 빠르게 트래픽을 유발하여 '한탕'을 노리는지가 성공의 척도가 된 세상이다.

수천 년 전 솔로몬의 탄식은 오늘날 디지털 광야에서 더욱 공허하게 메아리친다. 화면 속 숫자는 늘어나지만,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바뀌거나 주인이 바뀌는 순간 아침 이슬처럼 사라져 버릴 신기루 같은 부(富)다.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정작 '진짜 가치'는 상실한 채, 허영의 지표만을 쫓아 폭주하는 우리 시대의 위태로운 자화상이 저 쓸쓸한 황금 옥좌 위에 앉아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쌓아 올리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