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챗GPT 개발사 오픈AI(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머스크 측은 이번 소송의 손해배상 청구액을 최대 1,340억 달러(약 180조 원)로 산정하며, 오픈AI가 초기의 비영리 미션을 저버리고 영리 기업으로 변질된 것은 명백한 '배신'이자 '사기'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17일(현지시간) 머스크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과 증거 자료를 따르면, 이번 소송은 단순한 계약 위반을 넘어 오픈AI의 정체성과 설립 이념을 둘러싼 '1,340억 달러짜리 배신'을 다루고 있다.
They openly discuss their conspiracy to commit fraud and steal the charity https://t.co/AI6oFll2yV
— Elon Musk (@elonmusk) January 16, 2026
◇ "3,800만 달러 종잣돈이 5,000억 달러 가치로... 부당 이득 토해내라"
머스크 측이 산정한 손해배상 규모는 최소 790억 달러(약 106조 원)에서 최대 1,34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투자금 회수가 아닌 '이익 환수(disgorgement)' 개념이 적용된 수치다.
머스크 측 경제학자 C. 폴 와잔(C. Paul Wazzan)의 분석에 따르면, 머스크가 초기에 지원한 약 3,800만 달러의 자금과 인재 영입, 전략적 지도가 현재 약 5,000억 달러(약 670조 원)에 달하는 오픈AI 기업 가치의 핵심 기반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는 오픈AI와 MS가 비영리 단체라는 '간판'을 이용해 대중의 신뢰와 지원을 얻은 뒤, 규모가 커지자 이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막대한 영리적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 스모킹 건이 된 그렉 브록먼의 2017년 메모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오픈AI 공동 창업자 그렉 브록먼(Greg Brockman)의 2017년 개인 메모다. 머스크 측은 이 메모를 오픈AI 경영진이 초기부터 비영리 미션을 포기할 의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제시했다.
공개된 메모에서 브록먼은 "우리가 비영리를 약속해 놓고 3개월 뒤에 영리 기업(B-corp)으로 전환한다면, 그것은 거짓말(lie)이었던 셈이 된다. 나는 믿을 수가 없다"라고 적었다.
머스크는 이를 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그들은 사기를 공모하고 자선단체를 훔치려 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논의했다"고 맹비난했다. 머스크 측 변호인단은 이 메모가 오픈AI 지도부가 비영리 약속 위반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최대 후원자였던 머스크의 반발을 우려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 오픈AI "머스크, 통제권 못 갖자 몽니... 편집된 주장일 뿐"
반면 오픈AI 측은 머스크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머스크가 브록먼의 메모를 맥락 없이 발췌해 악의적으로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오픈AI 측은 "2017년 당시 머스크도 AGI(범용인공지능) 개발을 위해서는 비영리 단체가 모금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며 "영리 구조 전환에 대한 논의는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머스크가 오픈AI를 떠난 진짜 이유는 영리 전환 자체가 아니라, 오픈AI를 테슬라에 합병시키거나 자신이 전권을 쥐려던 시도가 무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픈AI는 이번 소송을 "경쟁사인 오픈AI를 흠집 내기 위한 머스크의 지속적인 괴롭힘(harassment)"으로 규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재판은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법적 분쟁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법원의 판단은 단순히 수천억 달러의 향방을 가르는 것을 넘어, 테크 기업들이 창업 초기에 내세운 '공익적 미션'과 이후의 '영리 추구' 사이에서 어디까지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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