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의 왼쪽, 급락장에 몰린 투자자들은 “팔아라”를 외친다. “이건 미친 짓이다”, “더는 못 버티겠다”는 절규가 쏟아진다. 악재가 터질 때마다 반복돼 온 전형적인 패닉 셀의 풍경이다.
그러나 시장의 한복판에 이르면 말은 의미를 잃는다. 누군가의 체념 섞인 “나가자?”는 사람을 거치며 “가자고?”로 들리고, 끝내는 확신에 찬 “가즈아”로 둔갑한다.
비관은 소음 속에서 희망으로, 경고는 군중을 통과하며 신호로 변질된다. 이른바 ‘전화놀이’다.
오른쪽에 도달한 메시지는 더 이상 질문이 아니다. “사자”는 명령이 되고, 군중은 이유를 묻지 않는다. 가격이 오를 것이란 믿음보다 중요한 것은 ‘남들도 듣고 있다는 확신’뿐이다.
이 만평이 겨누는 대상은 변동성이 아니다. 문제는 판단을 귀에 맡기는 시장이다. 정보를 해석하기보다 전달받고, 분석하기보다 따라가는 투자 행태다.
시장에는 언제나 두 개의 외침이 공존한다. “여긴 끝이다”와 “지금이 기회다.” 그러나 둘 다 군중의 입을 거칠 때는 대개 사실이 아니라 소음이 된다.
귀가 아니라 머리로 판단하지 않는 한, “나가자”와 “가즈아”의 거리는 생각보다 짧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가장 많이 사라지는 것은 돈이 아니라, 판단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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