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 칼럼] 시장은 흔들리지만, 기관은 배관을 고친다

| 권성민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피를 흘리고 있다. 가격은 떨어졌고, 투자 심리는 얼어붙었다.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선 아래로 밀리자 “블록체인은 결국 실패했다”는 익숙한 진단이 또다시 고개를 든다.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반복되는 장면이다.

그러나 같은 시각, 전혀 다른 현장에서는 다른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최근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실물연계자산(RWA) 행사인 ‘온도(Ondo) 서밋’에서다.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암호화폐 투자자가 아니라, 블랙록(BlackRock), JP모건, 씨티(Citi),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스위프트(SWIFT), DTCC,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핵심 기관들이었다. 수조 달러를 실제로 운용하고, 결제와 청산을 책임지는 주체들이다.

이들은 토큰 가격을 논하지 않았다. 대신 결제(Settlement), 담보(Collateral), 그리고 금융 시스템의 ‘배관(Plumbing)’이었다. 시장이 공포에 사로잡혀 가격만 바라볼 때, 기관들은 위기 상황에서 시스템이 왜 붕괴하는지를 점검하고 있었다. 이 괴리는 우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