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 현실”...하락장서 살아남은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비결은?

| 이도현 기자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한 프로젝트들이 생존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퍼리퀴드, 캔톤 네트워크, 카이트 AI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함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현실성’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며 강한 내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트코인(BTC)이 7만 달러 선 아래로 밀려난 최근, 암호화폐 시총 상위 100개 중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위치한 자산은 고작 7개뿐이다. 반면 전통 시장인 나스닥 100지수의 절반 이상 종목이 같은 지표를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암호화폐 시장은 극심한 가격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서도 일부 프로젝트는 구조적 해결책과 실현 가능성 높은 방향성을 바탕으로 가격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이러한 생존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으로 ‘현실성’을 제시했다.

하이퍼리퀴드는 중앙화 거래소(CEX)의 고질적 문제였던 고객 보호 실패와 비효율적 대응을 탈중앙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는 온체인에서 CEX 수준의 고배율 레버리지와 빠른 체결 시스템, 그리고 HLP(HyperLiquidity Pool)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유동성을 구현한 perpDEX(파생상품 DEX)를 개발했다. 초기 $HYPE 토큰 에어드랍에서 출발했지만, 사용자 경험의 우수성이 입증되며 에어드랍 이후에도 실제 거래 지속률이 높게 나타나며 플랫폼의 실질적 수요를 증명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구조적 거래 환경 개선이라는 현실적 펀더멘털에서 비롯된 결과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이 같은 사용자 기반 확장성이 하이퍼리퀴드의 생존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캔톤 네트워크는 ‘가까운 미래’에 초점을 맞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전통 금융 기관의 블록체인 채택이 가속화되는 추세 속에서, 기관이 요구하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규제 준수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캔톤은 선택적 데이터 공개 방식을 도입해, 각 기관의 요구 사항에 맞춘 정보 접근 제어를 제공한다. 특히 미국 최대 청산소인 DTCC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연간 3.7경 원 규모의 기존 자산 추적을 온체인 상에서 실현하려는 점은 구체적인 사용 가능성과 연결성을 확보했다는 실증 사례다. 타이거리서치는 캔톤이 수요자 중심 접근방식을 통해 RWA(실물 자산 토큰) 시대를 선도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카이트 AI는 특정한 현재 문제나 사용자 수요보다는 ‘미래의 현실’을 설계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AI 에이전트가 개인을 대신해 결제를 실행하고 서비스를 거래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카이트 AI는 이러한 환경에 필요한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핵심은 에이전트 패스포트를 통한 신원 인증과 x402 프로토콜 기반 자동 결제 시스템이다. 아직 대규모 채택은 존재하지 않지만, 사실상 모든 산업이 이 같은 AI 기반 자동화 흐름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은 이에 대한 기술적 대비가 곧 현실적인 경쟁 우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시점은 다르지만, 세 프로젝트 모두가 현실성 있는 방향성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히 기술 선도를 자처하거나 마케팅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시장 수요나 미래 조건을 충족시키는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데서 비롯된다. 타이거리서치는 보고서 말미에서 프로젝트의 현실성을 평가하기 위한 세 가지 질문—‘현재 시장 문제 해결 여부’, ‘가까운 미래의 사용 가능성’, ‘산업 기반 구축 여부’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요약하자면, 가격 상승이 아닌 실행 가능성에 기반한 ‘현실성’이 암호화폐 프로젝트 생존의 핵심 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이 흔들릴 때에도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프로젝트는 기술적 완성도보다 ‘실질적 문제 해결 능력’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