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스타트업 투자, AI·중국 쏠림 속 3년래 최대…거래는 최저

| 강수빈 기자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2분기 들어 ‘폭발적 반등’을 보였다. 중국과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분기 기준 투자액이 3년여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크런치베이스 집계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아시아 전역 스타트업의 전체 투자 유치 규모는 428억달러, 원화로 약 63조30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3년 이상 가운데 가장 큰 분기 투자액이다. 다만 거래 건수는 여러 해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져, 자금이 소수 유망 기업에 집중되는 흐름이 더 뚜렷해졌다.

AI가 이끈 투자 급증

이번 분기 투자 급증의 중심에는 AI가 있었다. AI 관련 스타트업은 아시아 전체 벤처 투자금의 60% 이상을 흡수했으며, 총 260억달러 이상, 약 38조4540억원을 끌어모았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가장 큰 자금을 유치한 기업은 중국의 거대언어모델 개발사 딥시크(DeepSeek)였다. 딥시크는 6월 74억달러, 약 10조9446억원을 조달했고, 기업가치는 500억달러로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뒤를 이어 중국의 기초 AI 스타트업 스텝펀(StepFun)과 싱가포르의 AI 데이터센터 개발사 데이원(DayOne)이 각각 25억달러, 약 3조6975억원을 유치했다.

중국 압도적 1위…싱가포르·인도가 뒤따라

국가별로 보면 중국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2분기 중국 스타트업이 유치한 자금은 300억달러를 웃돌았고, 원화로는 약 44조37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4% 급증한 수치이며,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76% 늘었다.

중국 다음으로는 싱가포르가 약 36억달러, 약 5조3244억원을 유치했고, 인도는 33억달러, 약 4조8807억원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분기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는 ‘중국과 AI’라는 두 축이 사실상 시장 전체를 끌어올린 셈이다.

후기 투자도 강세

투자 확대는 특정 단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후기 투자와 기술 성장 라운드는 2분기 약 210억달러, 약 31조590억원을 기록하며 4년여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최근 5개 분기 동안 후기 단계 자금 유입이 꾸준히 개선돼 온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시장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검증된 기업에는 과감하게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초기 투자도 2021년 이후 최고

초기 투자 역시 강했다. 시리즈A와 시리즈B 등을 포함한 초기 단계 투자 규모는 184억달러, 약 27조2136억원으로 추산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수준이며, 직전 분기보다 57% 증가했다.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시장 회복 기대를 키운다.

시드 투자도 견조했다. 2분기 시드 단계 투자액은 37억달러, 약 5조4723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유지했다. 크런치베이스는 시드 단계의 경우 집계 반영이 늦어지는 특성상 최종 수치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는 늘었지만 모두에게 열려 있진 않았다

전반적으로 이번 2분기 수치는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1~2년 전보다 확실히 개선됐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같은 반등이 시장 전반의 온기 확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매우 선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부 창업자와 핵심 AI 기업은 대형 수표를 받아들고 있지만, 그 밖의 다수 스타트업은 더 작은 규모의 투자 유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현재 아시아 스타트업 시장은 ‘회복’과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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