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프랑스 정보기관 검열 요청 거절…"유럽서도 표현 자유 지킨다"

| 김민준 기자

텔레그램 공동 창립자인 파벨 두로프(Pavel Durov)가 루마니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성향의 메시지 검열을 요청한 프랑스 정보당국의 압력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8일 두로프는 자신의 엑스(X, 전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봄 프랑스 파리의 크리용 호텔 내 살롱 데 바타유(Salon des Batailles)에서 프랑스 대외안보국(DGSE) 수장 니콜라 르르네(Nicolas Lerner)로부터 루마니아 대선을 앞두고 텔레그램 내 보수 성향 콘텐츠를 차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의 시위대를 막지 않았고 유럽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로프는 처음엔 프랑스 정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후 발표에서 정보기관의 접촉 사실을 공식화하며 정부 차원의 직접 개입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는 유럽 내 정치적 콘텐츠 검열 시도 논란에 불씨를 지핀다.

자유로운 언론과 사상의 자유를 강조해온 그는 이번에도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두로프는 재정적 제재와 법적 소송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와 자율성을 지키려는 원칙을 지속해왔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이란, 벨라루스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정보 통제에 저항하며 반체제 인사와 시민의 소통 채널로 자리매김해왔고, 이번 사건은 텔레그램의 정치적 독립성과 플랫폼 중립성에 대한 논란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