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기니가 아랍에미리트의 글로벌 광산기업 자회사에 부여된 광산 채굴권을 박탈하고, 자국 국영 기업에 해당 권리를 이전하기로 하면서 외국 자본에 대한 통제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기니 임시정부의 수장인 마마디 둠부야 대통령은 2025년 8월 5일(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해, 아랍에미리트 기업인 에미리트글로벌알루미늄(EGA)의 현지 자회사인 기니알루미늄코퍼레이션(GAC)의 채굴권을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 권리는 국가 광산지질부 산하의 신설 국영기업인 니마광업회사로 이관된다고 밝혀, 사실상 사업 소유권을 정부가 회수한 것이다.
문제가 된 GAC는 기니 북서부 보케 지역에서 보크사이트(알루미늄 원료광석) 최대 광산을 운영해 왔으며, 이는 기니 경제에 있어서도 핵심 자원 중 하나다. 둠부야 대통령은 이번 조치의 사유로 ‘광업법 위반’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위반 내역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GAC 측은 "법적·계약상의 권리를 명백히 침해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3천여 개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으며, 국가의 법치주의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해치는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처럼 광산 채굴권 문제가 이해관계가 얽힌 국제 분쟁으로 커질 조짐도 보인다.
기니는 2021년 군사 쿠데타로 알파 콩데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둠부야 대통령이 이끄는 군정 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군정은 외국 자본의 광물 자원 장악을 제한하고 직접 통제하려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니제르나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 주변 서아프리카 군정 국가들과 유사한 기조로, 이들 모두 최근 들어 외국 광산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니제르는 지난 6월 프랑스 국영 원전 기업 오라노의 현지 법인을 국유화했고, 말리도 캐나다 회사의 금광을 정부 관리 하에 두는 등 유사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기니 뿐 아니라 다른 자원 부국들의 ‘자원 국유화’ 움직임과 맞물려, 향후 해외 자본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자원을 둘러싼 국제적 공급망과 자원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 향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비슷한 조치들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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