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브리핑] 미 법무부의 파월 의장 수사 압박…연준 독립성 논란 속 금융시장은 ‘선별적 반응’

| 토큰포스트 기자

미국 법무부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이 급부상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면적인 위험 회피보다는 자산별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기업 실적 기대를 중심으로 반등했고 달러는 약세, 금리는 상승하는 혼합 신호가 나타났다.

파월 의장 수사, ‘정치적 탄압’ 공방으로 확산

파월 의장은 연준 본청 건물 리모델링 예산과 관련해 의회 증언 과정에서 허위·축소 보고를 했다는 의혹으로 대배심 소환 및 형사 기소 가능성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직접 영상을 통해 해당 사안을 “명백한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통화정책 수행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흔들림 없이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수사 개입설을 부인했지만, 전·현직 연준 인사와 주요 경제학자들은 성명을 통해 연준의 제도적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압박이 신흥국에서나 나타나는 정치 개입의 전형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와 금융시장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연준 리스크’보다 실적과 지표에 반응

사건 보도 직후에는 금·은 가격이 상승하고 주가지수 선물이 하락하는 등 일시적인 위험 회피 신호가 포착됐지만, 정규장이 열리자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졌다. 미국 S&P500 지수는 기술주 중심의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했고, 유럽 Stoxx600 지수 역시 반도체·제약주 강세로 상승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지수는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를 반영해 하락한 반면, 유로화 가치는 상승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정치적 압박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인식 속에 소폭 상승했다. 이는 연준 리스크가 ‘즉각적 위기’보다는 중장기 정책 신뢰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연준 정책 경로에 부담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기존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이 우려만큼 급격히 둔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올해 금리 인하는 9월과 12월에 각각 한 차례씩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는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연준이 성급한 완화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임을 보여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와 PGIM 등은 연준의 정책 신뢰가 훼손될 경우, 국채 수익률 상승과 전반적인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통화정책의 제도적 규범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정학·무역 이슈도 동시다발…불확실성의 다층화

한편 글로벌 환경은 여전히 복합적인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 대해 즉각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란은 국내 소요 진압을 선언하며 외부 개입을 비난했다. EU는 중국과 전기차 수입 협상에서 최저가격제 도입에 근접했으며, 유로존 투자자 신뢰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였다.

또한 G7은 중국의 희토류 패권을 의식해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논의할 예정이며, 그린란드는 나토 중심의 방위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이슈들은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충격보다는, 중장기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 리스크의 금융화’, 시험대 오른 연준 신뢰

이번 파월 의장 수사 논란은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보다는, 연준 독립성이라는 제도적 신뢰가 향후 자산 가격과 금리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는 시험대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은 아직 이를 체제 리스크로 평가하지는 않지만, 정치와 통화정책의 경계가 흐려질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와 달러 신뢰에 구조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은 유지되고 있다.

출처 - 국제금융센터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