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브리핑] 미 12월 근원 CPI 둔화에도 금리 경로 유지…트럼프發 연준 압박이 변수로 부상

| 토큰포스트 기자

미국의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재확인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존 금리 경로 전망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맞물리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근원 CPI, 4년 7개월 만에 최저…“안도와 경계 공존”

미국의 12월 CPI는 전년 대비 2.7%, 전월 대비 0.3% 상승해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6%, 전월 대비 0.2%로 집계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4년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거비, 의류, 식료품, 레저 관련 항목의 상승세가 물가를 지지했지만, 중고차와 휘발유 가격 하락이 이를 일부 상쇄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3%를 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도할 수는 있지만,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인하 기대 유지…연준 인사들은 ‘신중론’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시장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총 두 차례(각각 6월·9월, 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 연은과 세인트루이스 연은 주요 인사들은 현재 금리가 고용과 물가 목표 달성에 적절한 수준이라며, 급격한 정책 전환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는 물가 둔화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관망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트럼프의 연준 압박…금융시장 ‘정치 리스크’ 재부각

시장 변동성을 키운 핵심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이다. 트럼프는 파월 의장이 금리를 과도하게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며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ECB, 영란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은 중앙은행 독립성을 강조하며 파월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 역시 연준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트럼프의 신용카드 금리 상한(10%) 주장에 대해 JP모건은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금융권과의 갈등이 노출됐다.

글로벌 시장 반응…달러 강세·주가 조정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미국 증시는 금융주 약세와 금리 동결 전망을 반영해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 지수는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엔화 급락 영향으로 상승했다. 반면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하락하며 주요 통화 간 방향성이 엇갈렸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 반등했지만, 금과 산업금속은 혼조세를 보였다.

세계 경제·지정학 리스크도 부담

세계은행은 관세 영향과 정책 불확실성을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2.6%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중동에서는 이란 시위를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조기 총선 가능성이 부각되며 엔화 약세가 심화됐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정책의 경제적 비용이 아직 데이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으며,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과 글로벌 금리 경로의 분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시선은 ‘정책 신뢰’로

종합하면, 이번 CPI 발표는 물가 둔화라는 긍정적 신호를 제공했지만, 연준의 정책 기조를 바꿀 만큼 결정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정치권의 연준 압박, 관세와 지정학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시장의 초점은 물가 지표 그 자체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정책 신뢰가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출처 - 국제금융센터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