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버튼, 실적 쇼크에 5% 급락…예상치 절반 수준 '충격'

| 김민준 기자

미국 석유 시추 서비스 대기업 할리버튼(HAL)이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각국의 관세정책 혼란이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2일(현지시간) 할리버튼은 2025년 1분기 순이익이 주당 0.24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0.68달러)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이며, 금융정보업체 비저블알파(Visible Alpha)가 집계한 컨센서스(0.60달러)를 한참 밑돌았다. 다만 영업 외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은 0.60달러로 예상을 충족했으며, 매출은 54억 2,000만 달러(약 7조 8,000억 원)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제프 밀러(Jeff Miller)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에너지 거시경제 환경에서 다각도의 압력이 있었다"며 "기술과 협업, 품질 중심의 서비스 전략이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급격히 악화된 에너지 업황의 영향은 피해가기 어려웠다는 점을 실토했다.

관세 이슈도 복병이다. 에릭 카레(Eric Carr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의 경우 관세로 인해 주당 0.02달러에서 최대 0.03달러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통상 정책에 있어 구조적 안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경영 판단에 필요한 '지렛대'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할리버튼은 유가 상승기 수혜주로 꼽혔으나, 올해 들어 글로벌 수요 둔화와 투자 위축 등 복합 요인에 직면해 있다. 특히 미국 내 셰일 업체들의 감산과 중동 지역 정치적 리스크가 맞물리며, 회사의 주요 수익원인 장비 및 서비스 수주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가는 5% 이상 하락했고, 상승장의 S&P500지수 내에서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2025년 들어 할리버튼 주가는 고점 대비 약 25% 가까이 하락하며, 에너지 섹터 전반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높은 배당 유지 및 장기 공급 계약 체결 여부가 향후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