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페이즈 에너지, 실적 부진에 관세 악재까지…주가 11% 급락

| 김민준 기자

엔페이즈 에너지(ENPH) 주가가 실적 부진과 중국 배터리 셀에 대한 관세 우려로 급락했다. 반도체 기반 태양광 인버터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제조하는 엔페이즈는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신재생에너지 관련 *관세 이슈*까지 불거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올해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0.68달러, 매출 3억 5,610만 달러(약 5116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0.73달러 EPS와 3억 6,200만 달러(약 5201억 원) 매출을 밑도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 측은 중국산 배터리 셀에 부과될 예정인 신규 관세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배드리 코탄다라만 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현재 우리는 중국에서 배터리 셀 팩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는 2025년 2분기 총이익률에 약 2%의 타격을 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분기에는 사전 확보한 비관세 재고 덕분에 충격이 제한적이겠지만, 3분기부터는 가격 조정 등을 감안해 총마진이 6~8%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가이던스는 단기 실적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며 엔페이즈 주가를 압박했다. 실적 발표 다음 날 프리마켓 거래에서 이 회사 주가는 11% 이상 급락했다. 이미 2025년 들어 주가가 20% 넘게 하락한 상황에서 추가 낙폭까지 기록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리스크 관리 모드에 돌입한 모습이다.

무역정책 변화가 기술·에너지 기업 실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경계가 커지는 가운데, 엔페이즈는 수익성 방어를 위한 대응 전략 마련이 급선무다.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거나 비관세권 내 생산기지를 확장할 경우 충격을 줄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과 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