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폭풍, 뉴욕증시 널뛰기… 금·비트코인 피신처 부상

| 김민준 기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100일 동안 미국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반복되면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 향후 경제 흐름에 대한 확신을 잃었고, 주요 지수는 급락과 급등을 오갔다.

특히 4월 초 단행된 '해방의 날' 관세 조치는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조치 직후 S&P 500 지수는 수십 년 만의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고, 일주일 후 대부분의 관세를 유예한다는 발표가 나오자마자 다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이며 시장은 반전됐다. 이처럼 관세 정책의 방향성 부재는 월가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Cboe 변동성지수(VIX)를 2020년 팬데믹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채권시장과 환율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관세 발표 시점을 전후로 급등락을 거듭했고, 관망세에 들어간 글로벌 투자자들은 비교적 안전한 자산을 찾아 국채를 대거 매입했다. 반면 미국 국채와 달러화가 동시에 매도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면서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트레이드라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장세 속에 투자자들은 금과 비트코인이라는 대체 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금은 달러나 국가 리스크에 덜 민감한 대표적 피난처로 떠오르며 온스당 3,325달러(약 4,788,000원) 선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10% 이상 하락했지만, 그 흐름 속에서도 주식과의 가격 연동성이 줄어들고 있어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진정한 ‘디지털 금’으로서의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현재 뉴욕증시는 6거래일 연속 상승세며 미국과 중국 간 관세는 연초 대비 145% 상승한 상태다. 아직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무역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데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시장은 향후 정책 방향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100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 자산시장 전반에 매우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