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8조 원 실적·5조 원 자사주 매입 발표…주가 3% 급등

| 김민준 기자

셸(SHEL)이 깜짝 실적과 함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성과 배당 정책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얻은 셸의 행보가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셸은 2025년 1분기 조정 순이익이 55억 8,000만 달러(약 8조 400억 원), 주당 0.92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비저블알파(Visible Alpha)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적 발표 직후 셸 주가는 장 초반에만 3% 이상 뛰었고, 올해 들어 누적 상승률도 약 6%에 달한다.

실적과 함께 셸은 향후 3개월간 35억 달러(약 5조 4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4분기 연속 30억 달러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 기록을 이어가는 것으로, 시장의 예상과 전략을 동일하게 유지한 셸의 일관된 주주 환원 정책이 돋보인다. 와엘 사완(Wael Sawan) 최고경영자(CEO)는 "균형 잡힌 재무 구조와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자본시장 설명회에서 제시한 전략을 재확인했다.

셸은 최근 전통적인 저탄소 전략에서 방향을 선회해 상류사업(탐사·생산)과 통합 가스 부문을 2030년까지 매년 1%씩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셸은 저탄소 중심의 에너지 전환보다 안정적인 화석연료 수익 기반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BP(BP)는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자사주 매입을 축소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해 셸과는 다른 노선을 택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셸이 보여준 실적 회복력과 적극적인 주주 정책은 현재의 시장 환경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에너지업계가 재편되는 시점에서 셸의 방향 전환과 주가 흐름이 단기적인 자본 성과를 넘어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도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