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 정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웬디스(WEN)가 2025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제자리걸음이거나 최대 2%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웬디스가 제시한 기존의 2~3% 성장 전망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회사는 지난 1분기 실적마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3월 말 종료된 분기의 순이익은 3,920만 달러(약 564억 원)로, 월가 컨센서스인 3,980만 달러에 소폭 미달했다. 매출 또한 5억 2,350만 달러(약 7,536억 원)로, 예상치였던 5억 2,490만 달러보다 낮았다. 켄 쿡(CFO)은 실적 부진과 관련해 "소득 7만 5,000달러 미만인 가계에서 특히 소비 압박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웬디스는 미국 내 매장 방문객 감소와 인건비, 원재료 비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비 위축은 조식 시간대와 3월에 특히 두드러졌으며, 당시 7만 5,000달러 이하 소득층의 매장 방문이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웬디스는 여름철 한정 프로모션인 ‘100일 간의 썸머’ 캠페인을 통해 신메뉴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요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2.8% 하락해, 시장 추정치였던 1.7%보다 더 부진한 결과를 기록했다. 다만 해외 사업 부문에서는 8.9%의 연간 성장률을 나타내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이는 미들클래스를 포함한 광범위한 소비층에서 외식 수요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맥도날드(MCD) 역시 유사한 분석을 내놓으며, 저소득층에 국한됐던 소비 위축이 중간 소득층까지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업계 전반이 경기 민감도 높은 소비자층에 의존한 성장 전략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주가는 1% 미만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 웬디스 주가는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물가 상승 압력과 고정비 증가가 맞물리며 과거 성장세를 견인했던 원동력들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웬디스는 향후 새로운 매장 개점과 브랜드 혁신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요 둔화와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