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F)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실적 전망을 전격 철회하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를 둘러싼 관세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약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 규모의 조정 영업이익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공급망 전반에 걸친 교란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포드가 발표한 1분기 실적은 주당조정순이익(EPS) 14센트로, 전년 동기보다 71% 하락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1센트 손실보다 크게 상회했다. 매출은 5% 줄어든 407억 달러(약 58조 6,000억 원)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인 384억 9,000만 달러(약 55조 4,000억 원)를 넘어섰다. 그러나 향후 관세 정책이 산업 전반에 걸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기업 전략에 불확실성을 드리웠다.
이번 결정은 앞서 제너럴 모터스(GM)가 밝힌 연간 실적 경고와 궤를 같이한다. GM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수입 관세가 연간 수익에 40억~50억 달러(약 5조 7,600억~7조 2,000억 원)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포드와 GM 모두 대부분의 차량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지만, 핵심 부품 상당수는 해외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관세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포드는 특히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비용 상승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한 자동차 산업 구조상,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정치 환경에서는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 간 통상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고, 투자자들은 더욱 보수적인 전망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주가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줬다. 포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 하락했으며, 최근 12개월 동안 누적 기준으로는 약 20%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노선이 다시금 강화돼 관세 장벽이 높아질 가능성에도 우려를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 개월 안에 조정 시나리오가 구체화되지 않으면,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잇따라 실적 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포드의 보수적 판단은 향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신호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