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상승세를 이어오던 S&P 500지수가 9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이번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경계심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0.6%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0.7% 밀렸다. 장중 상승세를 보였던 다우지수도 오후 들어 방향을 틀며 0.2% 하락 마감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금리 정책 발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를 겨냥해 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있어 시장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기기 제조사 지머 바이오메트(ZBH)가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회사 측이 2025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주가는 하루 만에 12% 가까이 급락했다. 주요 제품인 인공 관절 부문의 원가가 관세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직격탄이 됐다. 지머는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 및 공급망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온세미(ON)는 1분기 실적이 예상을 소폭 웃돌았지만 매출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며 향후 일부 제품 가격의 추가 하락을 경고했다. 자동차 시장 수요 부진과 거시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주가는 8.4% 하락했다.
육류 가공 업체 타이슨푸드(TSN)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하며 7.8% 하락했다. 이 회사는 돼지고기 가격 담합 관련 안티트러스트 소송에서 약 3억4,000만 달러(약 49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밝혔고, 전체 연간 매출 전망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한편, 인터넷 도메인 및 웹호스팅 기업 고대디(GDDY)는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이 예상을 웃돌며 주가가 3.4% 상승했다. 특히, 상장 이후 급락했던 금요일 주가를 일부 회복하면서 이날 S&P 500 종목 중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연간 반복 매출이 낮았다는 점과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 등은 여전히 우려 요인으로 지적했다.
천연가스 회사 EQT는 UBS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에 힘입어 3.2% 올랐다. UBS는 EQT의 파이프라인 운영사 인수 이후 수익성과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국제유가가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공급 확대 결정으로 하락한 가운데, 항공주가 수혜를 입었다. 델타항공(DAL)은 항공유 비용 인하 기대감 덕분에 3% 상승 마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영화에 100%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 콘텐츠 사업에도 충격이 번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무역 갈등의 또 다른 트리거가 될 수 있다며 미디어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