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주 추락?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매출 전망 하향에 주가 급락

| 김민준 기자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주가가 고전하고 있다. 서버 제조업체이자 엔비디아(NVDA)의 핵심 파트너로 떠오른 이 기업은 2025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크게 낮추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빗나가게 했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 고객사들이 구매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 이번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회사가 발표한 3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매출 예상치는 기존의 235억~250억 달러에서 218억~226억 달러(약 31조 4,000억~32조 5,000억 원)로 내려앉았다. 특히 4분기 매출은 56억~64억 달러(약 8조 600억~9조 2,000억 원), 주당순이익(EPS)은 0.40~0.50달러로 전망됐으며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찰스 량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경제 상황과 관세 이슈로 인해 여러 고객사가 결정을 늦추고 있다"고 말하며 수요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임을 암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발표 직후 슈퍼마이크로의 주가는 정규장 개장을 앞두고 6% 이상 하락했다.

투자은행들도 잇따라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JPMorgan은 매출과 마진 부문에서 뚜렷한 회복세가 부족하다며 목표가를 36달러에서 35달러로 낮췄다. Citi 역시 주가 등급은 '중립'으로 유지했지만, 목표 주가를 39달러에서 37달러로 조정했다. 특히 Citi는 보고서에서 “4분기 가이던스가 시장 평균을 밑돈다는 점은 차세대 GPU 확보를 기다리는 고객들의 구매 연기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공급망과 AI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해 경고했다.

슈퍼마이크로는 지난 수개월 간 인공지능(AI) 서버 수요를 바탕으로 주가가 빠르게 상승해 왔다. 올 들어서만 주가는 8% 상승해 있으며, 엔비디아와의 협력 효과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둔화와 부진한 실적 가이던스는 시장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AI 붐의 진정 국면과 함께 슈퍼마이크로는 기존 추세의 연속이 어렵다는 신호를 보냈다. 단기적인 성장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장기적인 구조적 수요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이 시장 일각의 평가다. 당분간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며 기업의 수주 흐름과 GPU 공급 동향에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