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며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상승했지만, 나스닥은 하락했고 S&P 500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종목은 찰스 리버 래버러토리스(CRL)였다. 이 생명과학 기업은 행동주의 투자자인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압박을 받아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주고, 전략적 사업 검토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정은 경영 효율성 제고와 회사 가치 상승 기대감을 자극하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월트디즈니(DIS) 또한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가입자 수 증가와 테마파크, 콘텐츠, 스포츠 등 핵심 사업 전반의 실적 호조가 동시에 나타나 모든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성장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렸다.
비디오 게임 기업 일렉트로닉 아츠(EA)는 스포츠 게임 포트폴리오 강화와 수요 확대 덕분에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주가 역시 상승했다.
반면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MCI)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 서버 제조 기업은 현재 불확실한 경제 여건과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조치가 단기적인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이를 경기 민감주의 리스크로 인식하며 해당 기업에 대한 매도를 이어갔다.
마벨 테크놀로지(MRVL)는 투자자 행사 일정을 연기하고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을 관찰한 후 결정한 조치지만, 시장의 실망감은 주가 급락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 아리스타 네트웍스(ANET) 역시 전체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수요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편, 국제 유가와 금 가격은 동반 하락했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소폭 내렸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유로, 파운드, 엔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으며, 주요 가상자산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장세는 연준의 향후 금리 정책과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련 행보에 대한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보여준다. 기술주, 경기민감주, 투기적 성장주 간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