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오는 주말 중국과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번 협상이 전면적인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지만, 미·중 간 긴장 완화만으로도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절반 이상의 종목이 상승세를 타며 최근 이어진 ‘비인기 랠리’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미 재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주말 스위스에서 각각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가 중국 측 대표단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베센트 장관은 협상 목적이 종합적인 무역 협정 체결이 아닌, 무역 긴장의 *완화*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최근 주식시장을 끌어올린 요인은 이 협상에 대한 낙관론뿐만이 아니다. 탄탄한 기업 실적 발표에 힘입어 S&P500은 2004년 이후 최장 상승 랠리를 기록했고, 유가 하락과 견조한 고용 지표는 경기 침체 우려를 덜어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최소 7월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밝힌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특히, 이번 협상이 구조적 해법보다는 단기적 긴장 완화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시장은 현실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몇 주 안에 거래가 성사돼야 증시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베센트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완전한 합의보다는 기존의 불안정한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목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부분적 진전’만으로도 충분한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에 따르면, S&P500 상장 기업들은 매출의 약 7%, 금액으로는 약 1조 2,000억 달러(약 1,728조 원)를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그는 만일 양국 간 경제적 ‘디커플링’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 실적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센트 장관 역시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중단*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정한 무역’이지, 단절이 아니다”라며 미·중 협상의 근간이 기존 관계 유지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는 만큼, 주말 협상의 향방에 월스트리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주요 지수의 상승세 지속 여부는 향후 며칠간 협상 진전과 경제 지표들이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