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타고 급등한 기술주… S&P500 실적 상승 이끈 ‘1분기 훈풍’

| 김민준 기자

1분기 실적 시즌이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기술 대형주의 강세가 S&P500의 전반적인 실적 호조를 이끌고 있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S&P500 지수 소속 기업 중 약 90%가 실적을 공개한 현재, 전체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수치가 유지된다면, 두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기술 업종 중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메가캐피탈 기술주의 올해 1분기 이익은 전년 대비 28% 증가해 S&P500의 나머지 종목 평균 증가율인 9%를 크게 웃돌았다. 엔비디아(NVDA)의 실적 발표는 아직 남아 있지만, 인공지능(AI) 수요 기대감 속에 시장의 시선은 이 회사의 실적에도 집중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시장의 초점은 통상과 물가 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상호 부과하는 일부 관세를 인하하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퍼졌다. 여기에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도 임박하면서 인플레이션 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BCA리서치는 “1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건실하지만, 무역 환경의 급변으로 시장 전망이 다소 흐려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러한 무역 관련 변화가 향후 이익 성장 전망에 구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제이미 콕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 매니징 파트너는 “이번 관세 유예는 미국 기업들에 전략을 재정비할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무역협상이 다시 불확실해질 경우를 대비한 대응력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는 월마트(WMT),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AMAT), 테이크투인터랙티브(TTWO) 등 주요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실적은 기술주 집중 흐름 속에서 소매 및 반도체, 게임 업종 전반의 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AI 붐과 함께 달려온 기술주의 성장이 S&P500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불확실한 무역 정책과 고물가 환경 속에서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기업 실적의 '온기'가 무역 변수로 인해 ‘퇴색’되기 전에 투자자들은 보다 복합적인 시장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