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가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 여파로 기대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장 마감 후 급락했다.
15일(현지시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71억 달러(약 10조 2,2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조사업체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의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국에서의 매출은 17억 7,000만 달러(약 2조 5,500억 원)로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며 전년(28억 3,000만 달러, 전체의 43%)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이는 중국 매출이 3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미·중 기술 패권 갈등과 수출 통제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순이익은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조정 순이익은 19억 4,000만 달러(약 2조 7,900억 원), 주당순이익(EPS)은 2.39달러로 집계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7억 4,000만 달러, 주당 2.09달러의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회사 측은 향후 실적 전망도 내놨다. 오는 3분기 조정 EPS는 2.15~2.55달러, 매출은 67억~72억 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중간값 기준으로 보면 월가 평균 전망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시간외 거래에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주가는 약 5% 하락했다. 연초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던 주가는 2025년 들어 목요일 종가 기준으로 약 8% 올랐으나, 이번 중국 매출 쇼크가 단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브라이스 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명에서 “경제와 통상 환경이 변화무쌍하지만 고객 수요에는 큰 변동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당사는 이러한 여건을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없었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지정학적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다시 상기시켰다. 특히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조치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같은 글로벌 공급업체에 실질적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투자자들로서는 미·중 갈등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되느냐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