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66, 주총 후 주가 6% 급락…엘리엇과 갈등 지속 신호

| 김민준 기자

필립스 66(PSX)의 주주총회 결과가 발표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회사의 이사회 구성 개편이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는 실망감이 투자심리를 누르면서다. 이날 주가는 약 6% 급락하며 최근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고, S&P 500 지수 내에서도 하락 폭이 컸던 종목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주총에서는 총 4명의 신규 이사가 선출됐으며, 이 중 두 명은 필립스 66이 추천한 인물, 나머지 두 명은 행동주의 투자 회사인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추천한 인물들이다. 엘리엇은 회사 전략과 관련해 경영진과 대립해온 대표적 주주로, 이번에 총 네 명의 이사를 추천하며 강도 높은 변화를 요구했다.

마크 레시어 필립스 66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과가 회사의 장기 전략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동시에, 현재 실적이 해당 전략의 잠재력을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이 지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통합 전략에 대한 믿음은 그대로이나, 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반면 엘리엇 측은 주주들의 표심이 명확했다고 강조하며 임직원의 성과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엘리엇은 “이번 투표는 필립스 66이 조직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라며, 앞으로도 경영진과 이사회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묻겠다고 덧붙였다.

필립스 66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500억 달러(약 72조 원)로, 엘리엇이 지분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주가 변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민감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는 거의 보합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약 20% 가까이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필립스 66의 중장기 전략에 대한 의문과 함께, 행동주의 투자자들과의 줄다리기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