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공화당 주도의 대규모 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키면서 주요 증시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5월 22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며 전일 대비 소폭 하락했고, 다우 지수는 사실상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0.3% 상승하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이번에 통과된 예산안은 조세 감면과 정부 복지예산 삭감을 주요 골자로 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풍력과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조기 종료하는 조항이 포함돼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 여파로 엔페이즈 에너지(ENPH) 주가는 하루 만에 19.6% 폭락하며 S&P 500 구성 종목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넥스트에라 에너지(NEE) 역시 6.4% 하락했다.
의료서비스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미 보건복지부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가 사기 및 낭비 근절을 위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에 대한 *감사 강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휴마나(HUM) 주가는 7.6% 급락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었던 윌리엄스 소노마(WSM)는 예상보다 강한 매출과 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진 압박*이 부각되며 4.5% 하락 마감했다. 회사 측은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추가적인 관세 부담이 영업 효율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비트코인은 이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단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암호화폐 입법 강화*와 전통 금융기관의 채택 확대 신호가 겹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COIN)는 5% 상승하며 S&P 5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시게이트 테크놀로지(STX)는 최대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4.2% 올랐다. 이사회가 승인한 해당 매입 프로그램은 유연한 방식으로 진행돼 자본 구조와 현금 흐름에 맞춰 시행된다는 설명이다.
항공주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UAL)이 UBS로부터의 종목 상향 조정에 힘입어 3.6% 상승했다. 특히 미·중 간 무역관세 유예 조치로 인해 국제선과 프리미엄 좌석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예산안은 아직 상원의 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일부 조항의 수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 지지하는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너지·헬스케어·핀테크를 둘러싼 투자 환경 변화는 당분간 증시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