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커스, 실적 전망 철회에 주가 20% 급락…트럼프發 관세 불확실성 직격탄

| 김민준 기자

데커스 아웃도어(DECK)가 연간 실적 전망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했다. 대표 브랜드인 호카(Hoka)와 어그(Ugg)를 보유한 이 회사는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관세 환경 변화로 인해 향후 실적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글로벌 교역 정책의 지속적인 변화에 따른 거시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2026 회계연도에 대한 구체적인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데커스의 주요 제품군은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으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된 아이폰 등에 대해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관세 이슈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분기 가이던스도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데커스는 1분기 매출을 8억 9,000만 달러에서 9억 1,000만 달러(약 1조 2,800억~1조 3,100억 원)로 전망했는데, 이는 금융정보업체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의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치다. 반면 직전 분기 실적은 매출 10억 2,000만 달러(약 1조 4,700억 원), 주당순이익 1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투자은행 씨티는 이날 보고서에서 “관세 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은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50달러를 유지했다. 씨티는 호카 브랜드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성장성을 근거로 들며, 이번 급락이 단기적 반응에 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데커스는 이날 이사회 의장을 새로 선임했다. 신시아 L. 데이비스가 마이클 F. 디바인 III의 후임으로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됐으며, 디바인은 14년 간의 이사회 활동과 6년의 의장직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데커스 주가는 올해 들어 이미 절반 가까이 하락한 상태에서 이번 발표로 추가 낙폭을 키운 셈이다. 글로벌 제조 거점을 보유한 소비재 기업들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미국 정치권의 대중국 정책 또한 시장에서 지속적인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