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발언에 뉴욕증시 흔들…데커스 20% 폭락

| 김민준 기자

미국 증시가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련 발언으로 불안감에 휩싸이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기업들이 대거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제외하거나 축소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0.7%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내렸고, 나스닥은 1.0% 급락했다. 다우 지수도 0.6%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AAPL)과 유럽연합을 겨냥해 조기 관세 재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스마트폰과 주요 산업 제품에 대한 무역 압박이 다시금 부상한 것이 배경이다.

이날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종목은 데커스 아웃도어(DECK)였다. 어그와 호카 브랜드로 유명한 데커스는 20% 폭락하며 S&P500 내 최악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회삿측은 관세와 무역 이슈로 인해 2026년 연간 실적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고, 1분기 매출 예상치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생산 구조는 추가 관세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 워크데이(WDAY)도 13% 가까이 떨어졌다. 매출과 순이익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구독 수익에 대한 실망스러운 가이던스가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인사 및 재무 관리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 압력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할인소매업체 로스 스토어스(ROST) 역시 9.8% 하락하며 큰 폭으로 밀렸다. 회사는 올해 전체 실적 전망을 철회하며 무역 전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직접 수입 비중은 제한적이나, 제품 구성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점이 관세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반면, 터보택스와 크레딧카르마를 운영하는 인튜이트(INTU)는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8.1% 급등한 인튜이트는 3분기 실적이 매출 및 이익 모두 예상을 웃돌았고, 연간 전망도 상향 조정하면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졌다. 하원에서 통과된 예산 법안에는 국세청 무료 세금 신고 시스템 폐지 조항이 포함돼 있어, 이를 둘러싼 기대감 또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편, 하원 예산안에는 그린 에너지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도 담겨 있었지만, 태양광 기술회사 엔페이즈 에너지(ENPH)가 4.3%, 재생에너지 기반 유틸리티 AES는 3.7% 반등하며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는 AI기반 보안성과 기술 협업 이슈로 2.6%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번 주식시장 흐름은 무역 긴장 재부각과 기업 전망 축소가 결합되며 불확실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 변화 속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