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s 트럼프 '전면전'… 테슬라(TSLA) 주가 하루새 7% 급락

| 김민준 기자

테슬라(TSLA) 주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성 발언 이후 하루 만에 7% 이상 급락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Elon Musk) 간의 신경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며 더욱 고조되고 있다. 머스크가 트럼프의 예산안을 "정신 나갔다"고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와 그가 이끄는 기업들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시사했다.

트럼프는 정부 효율성부(DOGE)를 동원해 머스크의 기업들을 전방위로 조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론은 역사상 어떤 인물보다 많은 보조금을 받았다"며, 보조금이 없으면 머스크의 사업은 존립이 어려울 것이라며 비난했다. 이어 "로켓 발사는 물론, 위성이나 전기차 생산도 중단될 테고, 국가는 막대한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현재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등 머스크의 사업 대부분은 연방정부의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한때 밀접했다. 머스크는 과거 약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를 들여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을 물심양면 지원했고, 공개적으로 트럼프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DOGE의 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트럼프 예산안과 재정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머스크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예산안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축소할 가능성이다. 해당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테슬라는 연간 최대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에 달하는 수익 손실이 불가피하다.

논란은 점차 과열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이름이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가 곧 철회했으며, 독자적인 정당 창당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는 "정부 지출 감소를 공약하고 당선된 의원이 이후 가장 큰 적자 증가안에 찬성 표를 던진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트럼프와 의회의 기성 정치권을 동시에 겨냥했다. 새로운 정당의 명칭으로는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업계는 트럼프의 위협이 실현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보조금과 EV 보조금 중단, 규제 크레딧 매출 감소 등으로 인해 테슬라가 최대 30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 가까운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는 백악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가 EV 관련 권한을 잃은 것에 화가 난 것 같다"며, "일론은 그보다 더 많은 걸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의 국외 추방 가능성까지 묻는 질문에는 "지켜보겠다"고 여지를 남겨 파장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이에 즉각 대응하면서도 확전을 자제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번 사안을 더 키우고 싶지만, 당장은 자제하겠다"고 밝혀, 대립 국면이 추가로 전개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번 논란은 기술업계와 정치권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단순한 개인적 갈등을 넘어서는 양상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머스크가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결 구도가 강화될 경우, 테슬라 및 관련 기업들의 향후 비즈니스 방향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