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4조 달러 돌파…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혼선에도 상승

| 김민준 기자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제안에 대한 혼선 속에서도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다우존스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모두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하겠다는 관세의 여파를 시장이 아직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특히 기술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NVDA)는 이날 주가가 오르며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760조 원)를 돌파, 사상 처음으로 이 기준을 넘긴 기업이 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엔비디아는 월가 투자자 사이에서 대표적인 성장주이자 기술혁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밖에도 전력업체 AES(AES)는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S&P500 지수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제약사 머크(MRK)는 영국 바르로나파마를 약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발표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이번 인수로 머크는 호흡기 질환 치료제로 제품군을 확대하게 될 전망이다.

반면, 글로벌 광고 기업 WPP(WPP)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고객사의 광고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급락했다. 또한, 수직이착륙 전기항공기 제조사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EVTL)는 전날 종가 대비 28% 할인된 가격으로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소비재 업계에서는 웬디스(WEN) 최고경영자 커크 태너(Kirk Tanner)가 돌연 퇴임하고 허쉬(HSY) 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두 기업의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국제 원유가격은 상승했지만, 금은 보합권에 머물렀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구리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면서 구리 가격은 급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하락했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유로와 파운드에 강세를 보인 반면, 엔화에는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가상자산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안정세를 시사했다.

이번 시장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관세 정책에 대한 해석이 명확하지 않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향후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공개될 때까지 주가 변동성과 업종별 주가 간극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