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4조 달러 돌파에 기술주 환호…비트코인도 사상 최고가

| 김민준 기자

미국 증시가 기술주의 강세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상승 흐름을 탔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NVDA)가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760조 원)를 돌파하며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자 투자심리가 한층 더 고조됐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따르면 S&P500은 0.6%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은 0.9% 오르며 하루 만에 또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또한 0.5% 올라 비교적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증시 랠리의 진원지는 단연 엔비디아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한 엔비디아가 세계 최초로 시총 4조 달러 고지를 밟자, 기술주는 물론 주요 대형주의 전반에 걸쳐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에너지 업체 AES코퍼레이션(AES)이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며 19.8% 급등했고, 경쟁사 인수가 거론된 소프트웨어 회사 PTC도 17.7% 오르며 S&P500 내 상승률 상위를 기록했다. 반면, 오랜 기간 대출 신용평가를 독점해온 페어 아이잭(FICO)은 대체 시스템 도입 발표 이후 이틀 연속 하락하며 6.5%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 그는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교역국에 8월 1일부터 최대 50%에 달하는 null관세 부과 계획null을 공식 통보했다. 그러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근 회의록에서 이러한 관세 조치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이 null‘제한적’null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금리 인하 여지는 여전함을 시사하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에 따라 주택 관련 종목들도 모기지 금리 하락 기대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D.R.호튼(DHI), 레너(LEN), 펄트그룹(PHM), 빌더스퍼스트소스(BLDR) 등 주택 건설 및 자재업체 주가는 평균 4~5%가량 뛰었다.

크립토 자산도 들썩였다. 비트코인이 규제 기대감을 등에 업고 사상 최고가인 11만 2,000달러를 기록했고, 코인베이스(COIN)는 5.4% 뛰며 연초 대비 50% 넘는 상승폭을 보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null암호화폐 친화적 기조null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보잉(BA)은 2분기 상업용 항공기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는 발표 후 3.7% 상승하며 투자자 기대를 반영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방산 부문 헬리콥터 및 전투기 인도 실적도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콜릿 기업 허쉬(HSY)는 새 CEO 발표 이후 주가가 4.7% 하락했다. 새로 지명된 최고경영자 커크 태너는 기존 웬디스(WEN) CEO였으며, 다음 달부터 허쉬의 수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끝으로, 원재료 가격 부담 재개 우려에 모니터 음료(MNST)는 알루미늄 수입관세 영향으로 투자의견이 하향 조정되며 3.3% 밀렸다. 전반적으로 기술주 중심의 상승이 시장을 견인했지만, 일부 업종은 관세 및 정책 변화에서 비롯된 새로운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