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 기업 사렙타 테라퓨틱스(SRPT)가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40% 가까이 급등했다. 중증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 회사는 최근 자사 치료제 사용 환자의 사망 사고로 인해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으나, 비용 절감과 생존 가능성 제고를 위한 고강도 조치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사렙타는 전체 인력의 36%에 해당하는 약 500명을 감원하고, 자사 파이프라인의 일부 연구 개발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로 연간 약 1억 달러(약 1,440억 원)의 고정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추가 3억 달러(약 4,320억 원) 규모의 비용은 중단된 프로젝트에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발표는 자사의 대표 치료제인 엘레비디스(Elevidys)가 희귀 근육질환인 뒤시엔 근이영양증(DMD)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가운데, 이 약을 복용한 두 환자가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후속 대응이다. 해당 사망 사건 이후 사렙타 주가는 연초 대비 85% 이상 폭락한 상태였다.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권고에 따라 엘레비디스에 블랙박스 경고문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약물의 급성 간손상 위험성을 전면적으로 공개하기 위한 규제 방침의 일환이다.
사렙타는 2분기 잠정 실적도 함께 공개했다. 총 순매출은 5억 1,300만 달러(약 7,382억 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엘레비디스가 2억 8,200만 달러(약 4,061억 원)를 차지했다. 정식 실적 발표는 8월 초로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라는 강수를 통해 사렙타가 재무 안정성과 임상 전략의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엘레비디스 외에도 경쟁력을 갖춘 후보약물이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하지만, 규제와 신뢰 회복이라는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