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재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17일(현지시간) 정오 기준 다우지수, S&P500, 나스닥지수 모두 오름세를 기록하며 강한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음료 대기업 펩시코(PEP)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특히 국제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 됐다. 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월가 전망을 상회한 점이 투자자 심리를 자극했다.
철도 관련주들도 기대감을 키웠다. CSX(CSX)와 노퍽 서던(NSC)은 업계 선두 유니온 퍼시픽(UNP)이 인수합병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동반 급등했다. 반면 유니온 퍼시픽은 거래설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항공 산업에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UAL)는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과 낙관적인 여행 수요 전망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여행 및 운송 업종 전반에 걸쳐 성과가 두드러진 하루였다.
반면 엘레반스 헬스(ELV)는 S&P500 구성종목 가운데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오바마케어 및 메디케이드 관련 재정 부담이 증가하면서 향후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른 보험주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의료기기 및 제약 기업 애보트 래버러토리스(ABT) 역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요가 전년 대비 46%나 줄며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이 소식에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식품 원재료 공급업체들도 변동성을 겪었다.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와 인그레디온(INGR)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카콜라가 미국 내 코크 제조에 고과당 옥수수시럽 대신 사탕수수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주장한 여파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 불안 심리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한 반면 금 가격은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약간 내렸고, 달러화는 유로, 파운드, 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주요 가상화폐들도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시장은 실적 발표에 따른 기업별 주가 등락이 뚜렷하게 갈리며 종목 장세 양상을 보였다. 특히 펩시코처럼 실적 개선에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한 반면, 보험·제약 업종은 비용과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로 타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