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 회복에 증시 사상 최고치…스냅온·앨버말·펩시코 급등

| 김민준 기자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S&P 500지수가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6월 소매판매 지표는 시장 기대를 웃돌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고,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P 500은 이날 0.5% 상승하며 지난주 기록한 고점을 재차 돌파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같은 폭으로 올라 강세 흐름에 동참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7% 올라 4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가장 돋보인 종목은 스냅온(SNA)이다. 미국 내 주요 공구 및 진단기기 제조업체인 이 기업은 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미국 내 판매 회복과 진단 장비 부문의 탄탄한 실적이 주효했고, 이에 힘입어 주가는 무려 7.9% 급등해 이날 S&P 500 내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리튬 가격 반등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중국 자이거 마이닝이 칭하이성에서의 리튬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우려됐고, 이에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ALB)의 주가는 7.6% 급등했다. 장기 침체를 겪던 리튬 시장이 반전을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주식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식음료 업계 대표 주자인 펩시코(PEP)도 이날 주가가 7.5%나 뛰었다. 매출과 이익 모두 기대치를 웃돈 데다, 약세 달러가 해외 수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2025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마운틴듀, 레이즈 포테이토칩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선전했고, 이에 따른 전반적 실적 개선이 이번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반면, 헬스케어 업종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엘리번스 헬스(ELV)의 낙폭이 가장 컸다. 이 회사는 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연간 전망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12.2%나 급락했다. 회사 측은 메디케이드 및 오바마케어 관련 비용 증가가 실적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동종업계 종목으로는 몰리나 헬스케어(MOH)가 5.5%, 센틴(CNC)이 4.2%나 하락했다.

의료 기술기업 애보트 래버러토리스(ABT)는 코로나19 검진 키트 수요 감소로 실적이 부진했던 진단 부문에서 매출이 하락했지만, 영양제품과 기존 의약품에서 성장을 보여 전체 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연간 전망 범위를 하향 조정하면서 실망 매물이 나오며 주가는 8.5% 하락했다.

미디어 그룹 오므니콤(OMC)과 인터퍼블릭(IPG)은 경쟁사와의 인수합병으로 인한 비용 증가 여파 속에서 모두 4% 이상 하락했다. 오므니콤은 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했고, IPG도 같은 흐름을 보이며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받았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소비자 신뢰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의 견조한 회복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기업 실적 역시 개별적으로는 엇갈리지만, 일부 핵심 업종과 대형 기업들이 긍정적 흐름을 주도하면서 증시 전반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