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SLA)가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월가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전기차 판매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매출과 순익이 지난해보다 모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 자체보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의 발언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229억 달러(약 33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43달러 수준으로, 1년 전보다 약 20%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테슬라가 이달 초 공개한 예상보다 저조한 차량 인도량에 따른 결과다.
UBS는 테슬라가 여전히 "근본적으로 과대평가돼 있다"고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215달러로 유지했다. 이는 최근 주가 수준에 비해 34%가량 낮은 수치다. 이들은 실적 수치보다 로보택시 프로그램 등 신사업에 대한 머스크의 언급이 주가에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Morgan은 이보다 더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목표가를 115달러로 잡으며, “올해 전체 실적 전망과 기업 가치에 대한 리스크가 지속된다”고 밝혔다. 반면 웨드부시(Wedbush)는 “생각보다는 양호한 수준의 인도량”이라며 중국에서 8개월 만에 판매 성장세를 회복한 점을 근거로 낙관적 시각을 피력했다. 이 회사는 테슬라에 대해 스트리트 최고 수준인 500달러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윌리엄 블레어는 테슬라 주식을 ‘시장 수익률(market perform)’로 하향 조정했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투자자 피로감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한 영향이 매출과 수익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특히 기업들이 환경크레딧을 통해 테슬라에 지급하던 수익성 높은 대체 수익원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언급됐다.
이러한 상반된 전망 속에서도 테슬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Visible Alpha가 집계한 17개 증권사 중 테슬라를 ‘매수’로 평가한 곳은 8개, ‘보유’가 5개, ‘매도’는 4개다. 이들의 평균 목표가는 300달러로, 현재 주가보다 약 9% 낮은 수준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0% 가까이 하락하며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중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다시 시작되는 실적 시즌에서 테슬라는 단순 실적 수치 이상의 이야기로 시장의 초점을 끌고 있다. 머스크가 로보택시나 xAI와 같은 혁신 기술에 대해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 그 발언 하나하나가 향후 주가의 향방을 가를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