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부터 알파벳까지…실적 시즌에 쏠린 월가의 눈

| 김민준 기자

이번 주 미국 증시는 테슬라(TSLA), 알파벳(GOOG), 인텔(INTC)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중심으로 움직일 예정이다. 테크 대장주들의 실적 공개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 흐름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기업들의 전망과 코멘트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전역의 주택 판매 지표와 물가 관련 데이터, 연준 인사 발언 등이 더해지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종목은 단연 테슬라다. 전기차 수요 둔화, 유럽 시장에서의 부진, 고위 임원 이탈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오는 수요일 이후 발표될 실적이 향후 주가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 주가는 여전히 과대평가 상태"라며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는 최근 로보택시 공개에 이어 정치적 발언까지 이어가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 리서치 전문가는 "기업 본연의 실적 외적 이슈가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파벳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 전략 관련 업데이트에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I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구글의 기술력과 수익화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인텔도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연이은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발표에 따라, 인텔 리더십의 반도체 수탁 생산 전환 전략에 대한 실효성이 평가받을 예정이다. 최근 CEO로 선임된 립부 탄이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가 핵심이다.

여기에 휴대폰 통신사인 버라이즌(VZ), 음료업체 코카콜라(KO),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 헬스케어 운영사 HCA 헬스케어(HCA) 등 다양한 업종의 대기업들도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코카콜라와 제너럴모터스는 최근 관세 정책과 연관된 비용 압박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한편 미국의 기존 주택 및 신규 주택 거래 지표도 중요한 일정 중 하나다. 주택시장 회복 여부는 금리 인하 기대나 연준 정책 변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기존 주택 판매는 수요일, 신규 주택 판매는 목요일 발표된다. 이 밖에도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내구재 주문 수치는 제조업 및 고용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줄 핵심 지표다.

이번 주는 연준의 다음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블랙아웃’ 기간이기도 해서 금리 전망 관련 직접적 언급은 제한될 것으로 보이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미셸 보우먼 이사의 발언에는 시장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은행 규제 관련 컨퍼런스에서는 직접적인 금리 방향 언급은 없을 수도 있지만,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통찰은 투자자에게 중요한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사상 최고치를 재경신하고 있는 나스닥 지수에 비춰볼 때, 이번 주 실적 시즌은 상승 랠리에 명확한 방향성을 줄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와 구글의 주가 반응은 물론, 주택 시장과 소비 동향을 반영한 거시 지표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