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연준 인사에 뉴욕증시 혼조…제약·기술주는 부진

| 연합뉴스

뉴욕증시가 7일(현지시간) 혼조세로 거래를 마감한 가운데, 제약·기술주의 부진과 정치적 뉴스가 시장에 복합적 영향을 미쳤다. 투자 심리는 장중 악화됐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 발표를 계기로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4.48포인트(0.51%) 하락한 43,968.64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5.06포인트(0.08%) 내린 6,340.00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3.27포인트(0.35%) 상승한 21,242.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 하락의 주요 원인은 미국 제약 대기업 일라이릴리의 주가 급락이었다. 이 회사는 2분기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비만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14% 넘게 빠졌다. 여기에 세일즈포스가 과거 해킹으로 인한 고객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며 3% 이상 하락하는 등 대형 기술주의 부정적 뉴스도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줬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을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는 소식이 장 막판 전해지자 금융시장에는 반전의 기류가 형성됐다. 미런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장에서는 그가 금리 인하를 선호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이 호재성 소식에 힘입어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런이 현 연준 이사 아드리아나 쿠글러의 잔여 임기에 한정해 '한시적 이사'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혀, 인사안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편 반도체 업종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중국 반도체에 100% 관세 부과' 방침이 미국 내 생산 기업은 적용 제외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관련주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TSMC, AMD, ASML 등이 3~5%대 상승했고, 반도체지수(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1.5% 오르는 등 관련 종목의 강세가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반면 인텔은 최고경영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로 3%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경제 지표 측면에서는 고용시장의 불안이 일시적으로 반영됐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22만6천 건으로 전주보다 증가했으며,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돌았다. 물가 기대심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1%,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9%로 각각 상승했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이 같은 흐름은 정치권의 연준 인사와 대중국 정책 방향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 변화가 주요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해지면서, 향후 발표되는 인사 및 규제 정책은 투자자 심리에 직접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 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거론되는 등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시장의 촉각은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