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뛰자 나스닥도 날았다…뉴욕증시, 기술주 강세에 사상 최고치

| 연합뉴스

뉴욕증시가 8월 8일(현지시간) 강세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주도하면서 나스닥지수는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애플의 주가 급등이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06.97포인트(0.47%) 오른 44,175.6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8% 상승한 6,389.45, 나스닥 종합지수는 0.98% 오른 21,450.02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뚜렷한 경제 지표 발표나 정책 변화 등 주요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종목별 개별 이슈가 시장 흐름을 이끈 하루였다.

특히 애플은 이날 하루에만 4%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기술주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로써 이번 주 들어 애플의 누적 상승률은 13.33%에 이르렀다. 이는 2020년 7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대 상승 폭이다. 최근 애플이 미국 내 제조 설비에 1천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반도체 수입 관세에서 애플이 면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된 것이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기술주 전반의 강세도 눈에 띄었다. 인공지능(AI) 챗봇 개발사 오픈AI가 ‘챗GPT 5’를 출시하면서 성능 향상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추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영향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인 주요 기술기업 중 아마존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1% 이상,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테슬라는 2% 넘게 올랐고, 반도체 업종을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0.79% 상승해 대세 흐름에 동참했다.

다만 장 막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군을 10명 수준으로 확대해 재검토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지수가 일시적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후임 의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된 탓이다. 그러나 곧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반적인 상승 흐름은 유지됐다. 현재 유력 후보군에는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마크 서멀린 전 백악관 경제 고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통신서비스가 1% 이상 올랐다. 반면 산업, 부동산, 유틸리티 업종은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개별 종목 중에서는 미국의 광고기술업체 트레이드데스크 주가가 3분기 실적 전망 하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 여파로 38%나 급락했다. 언더아머는 매출 전망 부진으로 17% 하락했고, 핀터레스트도 실적 미달로 10% 떨어졌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7.4%로 반영했다. 이는 전일보다 낮아진 수치이며, 연말까지 75bp(0.7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전날보다 줄어든 44.9%로 나타났다. 한편 시장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8% 이상 하락한 15.15로, 시장 심리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암시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주 중심의 거래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증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기준금리 정책 변경이나 연준 차기 의장 인선 이슈 등이 갑작스럽게 부상할 경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시장 참가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