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300선 도전 재개…미국 기술주 훈풍에 상승 기대

| 연합뉴스

코스피가 지난주 연속 상승세 이후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소폭 하락한 가운데, 11일에는 다시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8월 중순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 발표와 무역 정책 이슈 등으로 인해 시장은 제한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7.67포인트, 0.55% 하락한 3,210.01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3,220선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이 커졌고, 장중 한때 3,2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이는 나흘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감에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이날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1천593억 원, 1천318억 원씩 순매도에 나서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하지만 같은 날 밤 미국 뉴욕 증시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애플을 비롯한 주요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 나스닥 종합지수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됐다. 특히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미국 투자심리의 회복을 보여줬다. 이는 애플이 발표한 1천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의 미국 내 투자 계획에 따른 결과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이 같은 글로벌 투자심리 개선이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장기적인 세제 개편 발표로 인한 실망감이 점차 사그라들고,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3,300선 재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의 납품 수주 증가 기대를 받고 있는 점도 호재 중 하나다.

그러나 향후 방향성을 단정짓기엔 변수가 많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7월 소매판매 결과 등이 이번 주 중 발표될 예정이며, 중국의 내수 경기 둔화와 미·중 간 관세 관련 협상 이슈도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12일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시한이 도래할 예정으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상승 시도가 이어질 수 있으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세 차례나 시장에 반영된 점을 지적하며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국내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확대 논의가 입법예고 기간인 8월 14일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이에 따른 정책 노이즈 역시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박스권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대형 기술주의 글로벌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국내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물가 전망과 금리정책, 무역 갈등 이슈가 혼재돼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