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반등에 2차전지株 급등…엘앤에프 10%↑·하이드로리튬 상한가

| 연합뉴스

리튬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자 11일 국내 증시에서 주요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급 과잉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 전반에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이 주요 배경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 거래일보다 3.21% 오른 22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양극재 대표 기업인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8.31%, 7.98% 상승했고, 엘앤에프는 10.32% 급등했다. 리튬 채굴 관련 기업인 하이드로리튬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리튬 기반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IGER 글로벌 리튬 & 2차전지 SOLACTIVE(합성)’도 4.78% 상승하며 관심을 끌었다.

이번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중국 내 주요 리튬 광산의 생산 중단 사태가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이 장시성에 있는 자사 리튬 광산의 가동을 최소 3개월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광산은 세계 리튬 채굴의 약 3%를 담당하고 있어, 공급망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중국 광저우 선물시장에서는 탄산리튬 가격이 9% 가까이 급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생산 중단이 단순한 기업 판단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문제의 촉발 요인이 채굴 허가증 갱신과 맞물린 점을 볼 때, 중국 정부가 과잉 생산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리튬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쉽게 반등하지 못했는데, 정부 주도의 생산 조절이 현실화된다면 수급 구조에 실질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리튬 가격이 상승할 경우, 이는 곧 2차전지 산업의 주요 업체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양극재나 배터리 셀 생산기업은 리튬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제품 판매 단가를 인상할 수 있으며, 도급 계약 외 양극재 제품의 경우 보유 재고의 평가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전반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향후 리튬 가격은 일정 기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 정부의 공급 관리 기조가 유지되는 경우, 글로벌 공급 차질 우려가 투자심리에 계속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리튬 및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도 당분간 확대될 수 있다.